‘女배구 흥행요정’ 인쿠시, 신인감독 김연경 전에 이 사람이 진짜 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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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멀리뛰기 선수였던 인쿠시
사비·지인들 지원받아 부천 초청
이후 배구로 전향해 프로 입성
올해로 네 번째 유망주들 데려와
지역 육상부와 합동 훈련 마련
“큰 꿈 갖게 해 힘들지만 보람”
지난 16일 수원체육관에서는 몽골 남매간 뜻깊은 만남이 이뤄졌다. 여자프로배구 정관장에서 뛰는 인쿠시(21)와 남동생 바담가리드(14)와 오랜만에 서로의 얼굴을 마주했다.
몽골 출신 인쿠시는 현재 여자배구에서 구름 관중을 몰고다니는 스타다. 아시아쿼터 드래프트에서 지명받지 못했지만, TV 배구 예능 ‘신인 감독 김연경’을 통해 레전드 김연경 감독의 지도를 받아 성장한 주전 공격수로 큰 인기를 누렸다. 그러면서 지난해 12월 정관장에 대체 아시아쿼터 선수로 계약했다.
한국에서 둘의 만남을 주선한 사람은 부천시육상연맹 노문선 회장이었다. 노 회장은 29일 본지와 만나 “인쿠시가 처음 한국에 온 게 2020년이었다. 당시 동계 전지훈련으로 내가 지인들과 함께 몽골 유소년 육상 선수들을 초청했을 때 인쿠시가 왔다”고 회고했다. 동생 또한 노 회장의 초청으로 이번에 한국을 찾아 훈련한 뒤 돌아갔다. 동생은 단거리 육상 선수인데, 벌써 키가 185㎝에 이른다.

노 회장은 올해로 네 번째 몽골 유망주를 초청했다. 지난 4~19일 몽골 선수 16명, 지도자 3명이 부천에서 훈련했다. 노 회장은 “몽골은 육상 인프라가 열악하다. 겨울이 너무 춥고 눈이 많이 와 훈련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노 회장은 사비에 지인들의 지원을 더해 이들을 부천에서 머물게 하면서 지역 학교 육상부와 합동 훈련을 마련했다. 김미향 부천여중 코치, 최성조 부곡중 코치가 지도자로 나섰다. 몽골 선수들은 지하철로 숙소와 훈련장을 오가며 훈련했다. 노 회장은 “몽골 선수들 기량이 한국과 비슷하거나 어떤 종목에서는 앞서 있다”며 “훈련에서 보여준 성실성과 진심 등은 우리 선수들에 비해 결코 부족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부천시체육회 신년회에도 참여해 준비해온 전통의상을 입고 춤도 추고 악기도 연주했다. 몽골 선수단 나르만다흐 코치는 “부천의 훈련 환경과 지도 방식은 몽골에서는 경험하기 어렵다”면서 “많이 배우고 돌아간다”고 말했다.
노 회장이 몽골 유소년 선수단을 처음으로 초청한 건 2020년이었다. 노 회장은 “코로나19 유행으로 잠시 못한 때도 있지만 올해 1월까지 네 차례 걸쳐 몽골 선수들을 초청했다”고 말했다. 선수들의 부모가 양, 소를 팔아 항공료를 마련한 만큼, 프로그램 하나도 허투루 짤 수 없었다. 나머지 체류 비용을 노 회장 측에서 부담했다. 노 회장은 “현금, 식사, 이동수단 등 도움을 많이 주신 단체와 지인들에게 감사할 뿐”이라며 “이분들이 없었다면 이런 동계훈련은 꿈도 못꿨을 것”이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인쿠시는 2022년 첫 전지훈련 때 부천에 왔다. 인쿠시 아버지는 몽골 전통 씨름 선수, 어머니는 배구 선수 출신이다. 당시 인쿠시는 멀리뛰기 선수였고 한국 방문은 처음이었다. 인쿠시는 몽골로 돌아가 배구선수로 전향했다.
그는 2020년 목포여자상업고 교류 프로그램을 통해 17세 때 한국으로 유학을 왔고 목포과학대를 거쳐 지금은 V리그에서 뛰는 프로배구 선수로 꿈을 이뤘다. 노 회장은 “인쿠시는 지금도 부천 사람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잊지 않고 있다”며 “인쿠시가 한국에서 도전하는데 도움을 준 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경제 형편, 한국 외교 정책 등으로 몽골 사람들이 한국에 오는 게 수월하지는 않다. 부천시 육상연맹은 몽골 측에 정식 초청장을 보내 이들의 방한이 순조롭게 이뤄질 수 있게 도왔다. 현재 몽골 인구는 350만명 정도, 한국에 거주하는 몽골인은 5만명 이상이다. 몽골인 7명 중 1명 꼴로 한국에 있는 셈이다.
노 회장은 “어린 선수들이 ‘고맙습니다’라고 밝게 인사하면서 돌아갔다. 선수들 모두 훈련과 생활에 성실했고 자기 정리도 확실했다. 어린 친구들이 꿈과 희망을 갖고 웃으며 돌아가는 표정을 보면서 너무 뿌듯했다”고 보람을 이야기했다.
부천 |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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