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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킬로이 아이언 교체의 의미…‘동경의 대상’에서 ‘선택지’로 다가온 프로의 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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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바꾼 테일러메이드 P·7CB 아이언으로 티샷을 날리고 있는 로리 매킬로이. Getty Images


세계 랭킹 2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아이언을 교체했다. 전문가들은 ‘빅 체인지’로 평가한다. 아이언 하나 바꿨을 뿐인데 왜 호들갑이냐고 반문하는 이들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매킬로이의 이전 아이언에 대한 신뢰에 대해 이해하고 나면 고개가 끄떡여진다.

매킬로이는 2017년 테일러메이드와 용품 계약을 맺은 이후 줄곧 RORS·PROTO(로어스 프로토) 아이언만 고집해 왔다. P·730 아이언을 기반으로 제작된 RORS·PROTO는 P·730보다 로프트 각도는 1도 세우고 길이는 4분의 1인치(약 0.6cm) 길게 만들어진 모델이다. 스코티카메론 뉴포트 넘버 2 퍼터가 타이거 우즈(미국)의 상징이라면 매킬로이에겐 테일러메이드의 RORS·PROTO 아이언이 그런 존재다.

실제로 매킬로이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통산 29승을 기록 중인데, RORS·PROTO 아이언으로 절반이 넘는 16승을 달성했다. 그중에는 시즌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과 ‘제5의 메이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각 2회 우승도 포함돼 있다. 지난해 마스터스에서 우승하며 4대 메이저 대회를 모두 제패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완성할 때도 이 아이언과 함께했다.

커리어 정점에서 ‘16승 아이언’ 내려놓다

교체 시점도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매킬로이는 지난해 누구보다 화려한 시즌을 보냈다. 고대하던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에 이어 유럽-미국 대항전 라이더컵에서는 유럽의 원정 승리를 견인했다. DP월드 투어에서는 올해의 선수에 4년 연속 뽑혔고, 골프 선수로는 1989년 닉 팔도(잉글랜드) 이후 36년 만에 영국 BBC 올해의 스포츠인에 선정되는 영광을 누렸다. 최고의 성적을 냈는데 왜 오랜 기간 애용하던 장비를 교체하느냐에 시선이 쏠린 것이다.

매킬로이는 지난해 12월 호주 오픈 때 4~6번 아이언을 테일러메이드 P·7CB 모델로 들고 나오면서 교체 조짐을 내비쳤다. 그러다 1월 초 스크린골프 리그인 TGL 개막전 때 4~9번 아이언까지 P·7CB 풀세트를 테스트하더니 DP월드 투어 두바이 인비테이셔널에서 완전한 교체를 선언했다.

PGA 투어 샷 부문 통계는 매킬로이의 아이언 교체에 대한 해답을 슬쩍 보여준다. 매킬로이는 지난 시즌 티샷 이득 타수 4위(0.671타), 퍼팅 이득 타수는 9위(0.597타)를 기록했다. 하지만 아이언의 정확도를 판별하는 기준인 어프로치 이득 타수 부문에선 68위(0.157타)에 그쳤다.

이에 비해 매킬로이의 최대 경쟁자인 세계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는 타수 이득에서 티샷은 2위(0.748타), 어프로치는 1위(1.291타), 퍼팅은 22위(0.382타)를 기록했다. 매킬로이가 셰플러에 비해 어프로치 한 부문에서만 라운드 당 1.134타 뒤처진 것이다. 4라운드로 환산하면 4.5타나 된다. 매킬로이와 셰플러의 라운드 당 전체 이득 타수 차이는 1.2타인데, 그 간극의 주요 원인이 어프로치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매킬로이는 2024시즌에도 어프로치 이득 타수 부문 52위(0.260타)에 그쳤다. 원래부터 매킬로이의 이 부문 통계가 나빴던 건 아니다. 2022~20223시즌에는 8위(0.721타), 2021~2022시즌 14위(0.626타), 2018~2019시즌 12위(0.633타) 등으로 준수했다.

매킬로이는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나에게 도움이 되는 클럽이 있다면 변경을 안 할 이유가 없다”며 “5번 아이언을 조금 잘못 쳤는데 5~7야드가 짧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10~15야드가 짧았다”고 교체의 배경을 털어놓기도 했다. 세계 최정상 선수들도 항상 정타를 통한 샷 메이킹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미스 샷에 대비하기 위한 방책으로 관용성을 택한 것이다. 매킬로이의 경우 그 결정이 P·7CB 캐비티 백 단조 아이언이 됐다.

아이언 샷을 날리고 있는 로리 매킬로이. Getty Images


선택 기준의 불변 가치는 일관성과 안정성

RORS·PROTO 아이언은 머슬 백이고 P·7CB는 캐비티 백 스타일이다. 일반적으로 머슬 백 아이언은 조작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스위트 스폿에 볼을 맞혔을 때의 손맛도 뛰어나다. 하지만 관용성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이에 비해 캐비티 백 아이언은 머슬 백 대비 일관성과 안정성에서 강점이 있다.

매킬로이는 두바이 인비테이셔널에서 공동 3위를 했으니 아이언 교체는 일단 순조롭게 진행된 듯하다. 매킬로이의 아이언 교체는 아마추어 골퍼들에게 몇 가지 시사점을 던져준다.

명확하게 규정된 건 아니지만 과거에는 클럽마다 암묵적으로 프로용 또는 프로 버전으로 불리는 모델이 따로 있었다. 멋지지만 매우 다루기 어려웠다. 하지만 매킬로이의 사례에서 보듯 프로들도 최근에는 좀 더 쉬운 클럽으로 옮겨가는 추세다.

미세한 오차가 곧바로 성적과 수입으로 연결되는 투어 무대에서 프로들은 일관성과 안정성을 가장 중요한 선택 기준으로 삼는다. 몇 년 전부터 아이언을 두 종류 이상으로 구성하는 콤비(혼합) 세트가 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롱 아이언은 다루기 쉽고 띄우기 쉬운 채로, 미드와 쇼트 아이언은 컨트롤 성능이 뛰어난 모델로 구성한다. 실용성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운 결과다.

프로와 아마 클럽 경계 사라져

한때 장타의 대명사였던 존 댈리(미국)는 이제 6번 아이언부터 사용한다. 대신 하이브리드 클럽을 4개나 들고 다닌다. 올해 60세지만 한때 ‘0번 아이언’을 호기롭게 휘둘렀던 댈리다. 여전히 멀리 때린다. 그런 그도 거리와 관용성이라는 실용성 측면에서 쉬운 클럽을 선택한 것이다.

이런 기조는 아이언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퍼터의 경우 과거엔 프로라면 무조건 블레이드를 사용했다. 지금은 정반대다. 지난해 PGA 투어 47명의 우승자 중 35명이 말렛 퍼터를 썼다. 블레이드 퍼터 우승자는 12명에 그쳤다. 말렛 우승자가 3배나 많았다. 남자 골프 세계 랭킹 톱10 중 블레이드 퍼터 사용 선수는 이제 단 한 명도 없다.

프로의 클럽은 ‘동경의 대상’이었다. 지금은 아마추어 골퍼도 충분히 고려할 수 있는 선택지가 됐다. 간극이 좁아진 것이다. 캐비티 백 클럽도 보다 쉬우면서 머슬 백 아이언의 장점으로 꼽히는 날카로움을 충분히 구현할 수 있다. 스포츠카가 세단의 안락함을 추구하고, 세단은 스포츠카의 스피드를 탑재하는 이치와 같다. 설계가 고도화되고 다양한 소재가 결합한 결과다.

기술의 혁신과 융합은 굿 샷을 부르고 스코어를 낮춰준다. 우리도 이제는 충분히 매킬로이와 같은 클럽을 사용할 수 있다.

매킬로이가 사용하는 P·7CB 아이언. 사진 제공=테일러메이드


매킬로이가 선택한 P7CB 아이언은…

연철 소재를 2000톤의 압력으로 단조해 헤드의 입자가 정교하면서 밀집된 구조를 이루고 있다. 캐비티 백이면서도 부드러운 타구감을 갖춘 비결이다. 헤드 내부에는 텅스텐을 탑재해 뛰어난 안정성을 확보했다. 정밀하게 밀링 처리된 페이스와 그루브는 전략적인 무게중심과 결합해 완벽한 컨트롤 성능을 뽐낸다. 콤팩트한 헤드, 일관된 샷 메이킹, 그리고 정확성을 중시하는 골퍼에게 적합하다. P·7CB와 더불어 아마추어 골퍼들이 동일 선상에서 비교할 수 있는 모델이 P·8CB다. 제작 공정은 P·7CB와 동일하며 헤드가 약간 크고 관용성을 높인 게 특징이다.

김세영 기자 sygolf@sedaily.com

원문: 바로가기 (D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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