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성호는 왜 맥없이 무너졌나…냉정한 복기가 필요하다[임성일의 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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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U23 축구대표팀이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을 4위로 마쳤다. 사실 한국 축구가 '아시아 맹주' 지위를 잃은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연령별 대표팀부터 A대표팀까지 모두 아시아 3~4위 수준으로 보는 게 맞다. 우승하길 바라는 '팬심'과 현실은 꽤 괴리가 있다. 그래도 이민성호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조별리그 1차전부터 10명이 싸운 베트남에게 승부차기 끝 패한 3·4위전까지, 6경기 내내 일관되게 못했다. 경기를 중계한 축구인부터 일반 팬들까지 비슷한 답답함을 호소했다. 물음표로 가득한 내용 탓이다.
좋은 방향으로 경기를 펼치고도 결과를 놓칠 수 있는 게 축구다. 90분 내내 몰아붙여도 소위 골 운이 따르지 않으면 질 수 있다. 하지만 이번 대회 이민성호는 딱히 격려할 게 없는 '총체적 난국'이었다.
어떤 축구를 추구하는지 알 수 없었다. 전술 부재든 구현 실패든 사령탑 책임이 크다. 양민혁(코번트리시티), 배준호(스토크시티) 등 유럽파를 동원하지 못했고 황도윤(서울), 서재민(인천) 등 중원의 주요 자원도 부상으로 함께 하지 못했다. 대회 첫 경기에서 전력의 핵 강상윤(전북)이 다쳐 곧바로 하차하는 악재도 있었다. 감안해도 '팀' 완성도가 크게 떨어졌다.
선수들도 문제다. 한명을 따돌리지 못하는 드리블, 과연 득점이 가능할까 싶은 기대 이하 슈팅, 지고 있는데도 느릿느릿 걸어 다니는 실종된 투지 등 '기술'부터 '멘털'까지 형편없었다. 23세면 성인이다. 베트남전에 출전한 이들 모두 K리거, 프로들이다. 아직 무르익지 않은 '어린 선수'라고 감쌀 수만은 없다는 말이다.
지금까지 잘했는데 이번 대회에서 요란하게 무너진 것도 아니다. 이민성호는 꾸준히 '징후'가 있었다. '점점 나아지겠지', '대회에서는 잘하겠지' 안일하게 지켜본 결과다.

이민성호는 지난해 9월 아시안컵 예선에서 인도네시아를 1-0으로 힘겹게 꺾었고 10월에는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연습경기에서 0-4, 0-2로 완패했다. 아시안컵 본선을 앞두고 지난해 11월 참가한 중국 판다컵에서도 중국에 0-2로 참패하고 베트남에게 1-0 신승을 거두는 등 졸전을 거듭했다.
'예고된 실패'에 가깝다. 축구협회가 믿었던 도끼는 날이 무뎌져 상대를 쓰러뜨리지 못하고 발등만 찍었다. 기대한 멤버 차출이 불발되고 예상치 못한 누수가 생겨 감독의 구상이 꼬였을 수 있다. 하지만 변수 없는 대회는 없다. 팀에 플랜B, C가 있었는지 모르겠다. 주축들이 빠지면서 값진 기회를 잡은 선수들이 왜 맥없이 플레이했는지도 이해하기 힘들다.
U23 대표팀은 오는 9월 아시안게임에 참가한다. 아시안게임은, 대한민국 젊은 선수들에게는 무엇보다 중요한 '병역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회다. 그보다 8개월 앞서 열린 이번 아시안컵은 사령탑 눈도장을 받거나 입지를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그런데 "선수들이 왜 뛰지 않는지 모르겠다"는 축구인들 분노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이민성 감독은 아시안컵을 마치고 귀국한 25일 "이번 대회를 앞두고 미드필더 자원이 많이 빠졌다. 하지만 아시안게임 체제에 돌입하면 가용 자원을 모두 쓸 수 있기에 더 좋은 모습이 나오리라 기대한다"고 전했다. 에둘러 선수 탓으로 돌렸는데, 적절하지 않다.
혹 '어차피 본선에서는 다른 선수가 뛸 것'이라는 분위기가 팀을 지배하고 있다면 큰 문제다. 무리를 통솔하지 못하는 수장, 구성원에게 동기를 부여하지 못하는 리더는 자격 미달이다. 축구협회의 냉정한 복기가 필요하다.

현영민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장이 직접 나서야한다. 이민성 U23 대표팀 감독은 '쇄신'을 기치로 지난해 4월 출범한 현영민 위원장 체제 전강위가 처음으로 절차를 진행해 발탁한 지도자다. 선임 때는 기대했던 친절한 설명 대신 '문자' 발표에 그쳤는데, 대회 후 평가는 달라야한다.
현 위원장은 해설가로 또 예능 프로그램 출연자로 숱하게 모습을 드러내면서도 '한국 축구대표팀의 전력 강화를 지원하는' 그룹의 장으로서는 소통이 부족하단 평이다. 축구 대중화를 위한 노력은 충분히 알고 있으니 이제 위원장으로서의 전문성과 책임감도 발휘해야한다.
"한국 축구, 이대로는 곤란하다"는 경종과 "모든 것을 싹 바꿔야한다"는 구호는 일반 팬들과 언론이 쏟아내는 목소리로도 충분하다. 축구협회는 차갑고 아프게 복기한 후 전강위 수장 현영민 위원장이 직접 결과를 발표해야한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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