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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상 연출가가 한국 공연을 '절치부심' 준비한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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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도사연예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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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지훈 기자]

'아르데코의 여왕'이라 불린 폴란드 태생의 여성 화가 '타마라 드 렘피카'의 삶을 다룬 뮤지컬 <렘피카>가 한국에 상륙한다. 전위적인 형식과 표현으로 파리를 주름잡은 '렘피카' 역에 김선영·박혜나·정선아, 렘피카에의 뮤즈 '라파엘라' 역에 차지연·린아·손승연까지, 스타 배우들이 총출동하며 성공적인 초연을 위해 준비 중이다.

이와 더불어 브로드웨이 연출가 레이첼 채브킨(Rachel Chavkin)이 직접 방문해 개막 준비를 돕고 있다. 레이첼 채브킨은 2017년 <그레이트 코멧>을 통해 드라마 데스크 어워즈에서 연출상을 수상한 데 이어, 2019년에는 <하데스타운>으로 드라마 데스크 어워즈와 토니 어워즈에서 동시에 연출상을 석권하며 스타 연출가로 발돋움했다. 레이첼 채브킨은 22일 강동아트센터에서 진행된 기자 간담회를 통해 한국 관객에게 인사를 전했다.

라이선스 뮤지컬을 국내에서 공연할 때에는 협력 연출이 방문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오리지널 연출 레이첼 채브킨은 <렘피카>를 준비하며 직접 방한을 결심했다. 2021년 <하데스타운> 한국 초연 당시 직접 방문하고자 했지만, 출산을 앞두고 있었기에 무산된 바 있다. 그러던 찰나에 "제작사에서 <렘피카>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말씀해주셨고, 그래서 이번에는 반드시 방문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이번 방한 계기를 밝혔다.

<렘피카>는 아시아 국가들 중 한국에서 최초로 공연된다. 이에 대해 레이첼 채브킨은 "한국에서 다른 나라들보다 먼저 제안을 해왔다. 내가 한국을 선택했다기보다는 한국이 <렘피카>를 선택해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번도 보지 못한 작품에 끌린다"고 스스로를 소개한 레이첼 채브킨은 "<렘피카>를 통해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곳에 다다르고자 싶은 목표가 있다"며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풀어갔다.

"한국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기분"
 뮤지컬 <렘피카>의 연출을 맡은 레이첼 채브킨
ⓒ 놀유니버스
<렘피카>는 실존 인물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지만, 역사적으로 명확하게 그려내는 것보다는 모호하게 표현함으로써 오히려 인물의 굴곡진 삶을 전면에 내세우고자 했다. 레이첼 채브킨은 "렘피카와 연인 라파엘라의 관계를 확장했다. 타데우스와의 결혼 관계가 어떻게 몰락하고, 라파엘라와 어떤 관계를 형성해가는지 엮어 풀어냈다"며 작품의 특징을 전했다.

이에 더해 개인적인 삶뿐 아니라 당시의 역사적 사건 역시 무대에서 보여주고자 했다. "유럽의 파시즘 등 렘피카와 주변 인물의 삶에 영향을 준 굵직한 역사들을 함께 표현했다"고 부연했다. 이런 시대를 살아낸 렘피카에 대해서는 "저항심이 느껴진다. 비좁은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권력 앞에서 렘피카 같은 저항 정신이 필요하다"고 추켜세웠다.

레이첼 채브킨은 <렘피카>를 "흥미로운 음악이 가득하면서도 이 정도 깊이의 드라마를 가진 작품은 흔치 않다"고 자부하며, 자신의 대표작 <그레이트 코멧> <하데스타운>과 함께 놓고 특징을 설명했다.

"<그레이트 코멧>과 비슷하게 성숙한 인물의 뉘앙스를 담고 있다. 남편, 그러나 현재 연애를 하고 있는 여성과의 삼각관계를 솔직하게 담아냈다. <하데스타운>은 비주얼로 화제가 된 작품인데, <렘피카>는 이와 다른 스타일로 독특한 비주얼을 자랑한다. 모던하면서도 짜릿한 정열을 느낄 수 있는 뮤지컬이다."

하지만 <렘피카>는 브로드웨이에서 성공과는 거리가 먼 성적을 받아들여야 했다. 하지만 이 작품을 포기할 수 없었던 레이첼 채브킨은 한국 공연을 절치부심 준비했다. "한국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것 같아 설렌다"고 부푼 기대를 드러내며 "시간이 흘러 작품의 가치가 재발견될 때가 있다"고 한국에서의 흥행을 자신했다.

<렘피카>의 독특한 서사적 구성이 브로드웨이에서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해석도 내놓았다. 레이첼 채브킨은 "렘피카 주위의 남성 캐릭터들이 있지만, 그들은 여성 서사에서 전형적으로 그려지는 영웅이나 악당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 브로드웨이의 평단과 관객 분들이 헷갈려하신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레이첼 채브킨이 한국 공연에 거는 기대
 뮤지컬 <렘피카>의 연출을 맡은 레이첼 채브킨
ⓒ 놀유니버스
파시즘의 격동기를 살아낸 렘피카와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예술 활동을 이어가는 자신의 처지를 함께 묶어내기도 했다. 그는 "트럼프 정부 들어 나쁜 역사를 인정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토로하며 "과거에 누군가에게 상처를 준 역사는 오늘날에도 영향을 주기 마련이다. 이런 시대에 렘피카를 통해, 서로에게 매일매일 상처를 주는 인간들끼리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깊이있게 담아내고자 했다"고 밝혔다. 동시에 렘피카의 예술과 자신의 예술의 차이도 부연했다.

"렘피카는 자신이 느낀 시대적 혼돈을 완벽함 뒤에 숨기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나는 엉망스러운 혼돈을 그와는 다르게 표현했다. 오히려 혼돈을 표면에 드러내 혼란스러운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과 한 공간을 공유하며 예술로 승화하고자 했다. 렘피카와 유사하지만, 조금은 다르게 반응해 나만의 예술로 표현하기 위한 시도다."

극중에는 렘피카가 실제로 그린 그림들도 무대 위에서 표현된다. "렘파카의 그림은 완벽하지 않은 사람들을 시대를 초월한 상징처럼 표현했다"고 설명하며 "의도적으로 그림이 드러나도록 연출한 장면들도 있다"고 소개했다. 동시에 "렘피카의 작품을 몰라도 뮤지컬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부연했다.

레이첼 채브킨이 한국 배우들에게 거는 기대도 크다. 그는 "연기자로서의 역량은 물론 예술적인 퍼포먼스 역량도 요구하는 작품"이라고 설명하며 "제대로 된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는 배우들을 캐스팅했다"고 밝혔다. 인터뷰 이전에 배우들을 만나 대화를 나눴다는 그는 "사랑, 누군가를 간절히 원해서 생긴 욕망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며 감정 섞인 눈물도 흘렸다. <렘피카>는 바로 그런 작품"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렘피카>는 "오페라에서나 볼 법한 극한의 감정도 담긴 작품"이기에 "배우들에게는 이전 작품들보다 훨씬 용기있고 절실한 모습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레이첼 채브킨은 "한국 관객들이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각 배우들의 모습과 다른 모습을 <렘피카>를 통해 볼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뮤지컬 <렘피카>는 3월 21일 서울 강남구 NOL 씨어터 코엑스 우리은행홀에서 개막해 6월 21일까지 공연을 이어간다.

원문: 바로가기 (D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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