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담 야설

여자가 남자를 강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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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으로 말해서 ‘여자의 남자에 대한 강간’은 있을 수 없습니다.

여자와 남자의 생식기 구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여자의 남자에 대한 강간’은 결국 화간(和姦)일 수밖에 없는 것입

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법에서도 ‘여자의 남자에 대한 강간’을 인정하지 않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인정하고 있습니다.


남자의 여자에 대한 강간(성폭행)은,

여자가 그럴 마음(성교할)이 없는데도

남자가 자신의 발기한 성기를 여자의 음부에 삽입을 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면, 여자의 남자에 대한 강간(성폭행)은 어떤 것을 말할까요?

그건, 이렇습니다.


남자가 그럴 마음(성교할)이 없는데도

여자가 물리력을 행사하여 남자의 성기를 발기시키고는

그 발기한 성기를 자신의 음부에 삽입시키는 것을 말합니다.


여기서 ‘물리력 행사’라 함은

남자의 발기하지 않은 성기를 억지로 입으로 애무한다든가

자신의 발가벗은 몸을 남자의 의향과 관계없이 공연히 보여주거나,

유방 음부 등 치부를 드러내거나 하여

남자를 성적으로 자극하는 것

등등을 말합니다.


그런 의미에서의 여자의 남자에 대한 강간 ―

그 강간을 내가 당한 적이 있습니다.


오늘 그 얘기를 하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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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나이 스무 살 가을, 어느 날.


“어이 일학년! 나 이태리 꺼 하나 구했는데, 보고 싶지 않아?”

“이태리 꺼 요? 매리누나가 그걸 어떻게 구했어요?”

“그건, 니가 알 것 없고, 어쩔래? 볼 거야? 말 거야?”

“봐야죠. 근데, 어디서? …”

“어디긴 어디야, 내 오피스텔이지 …”


나는 그녀를 ‘메리누나’라 호칭했습니다. ‘메리’라고 해서 강아지 이름으로

오해해서는 아니 됩니다. 그녀의 이름은 한자로 ‘梅里’였습니다. 그걸 사람

들은 그냥 ‘메리 메리’ 하고 불렀습니다. 어떤 짓궂은 친구는 ‘돗구(Dog)"

라 부르기도 했습니다.


그녀는 활달한 성격이었으며, 상당한 글래머였습니다. ‘글래머’라고 해서

‘뚱뚱’함을 연상해서는 아니 됩니다. 태권도로 다져진 그녀의 몸매는 ‘날렵

한 거구(巨軀)’ 쯤으로 연상하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얼굴도 시원스럽게

잘 생긴 편이었습니다. 특히 눈에는 그 정체를 알 수 없는 광채가 빛났습

니다.


부모님의 경제적 사정이 좀 괜찮았는지 서울에 집이 있으면서도 그녀 혼자

당시 유행하던 오피스텔을 빌려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우리 서클의 멤버들

은 곧잘 그녀의 오피스텔에서 영화 감상회를 갖곤 했었습니다.


당시 우리 학교에는 영화 관련 서클이 있었고, 그녀는 부회장이었습니다.

나는 입학하자마자 그 서클에 가입하였고, 그녀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4학

년이었던 그녀는 나를 부를 때 ‘어이, 1학년!’ 하고 불렀습니다. ‘너는 나에

게 새까만 후배’ 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호칭이었습니다.


그 날 그녀가 나에게 말한 ‘이태리 꺼’라는 것은 이태리 영화를 말하는 것

이었습니다. 그 당시 우리 서클 멤버들은 프랑스 스페인 등 유럽국가의 한

국주재 대사관에 찾아가 그 나라 영화(주로 무삭제 영화)를 관람하곤 했습

니다. 그런데 이탈리아 대사관에서 만큼은 영사실 출입을 허용하지 않았습

니다. 그런 까닭에 우리는 이태리 영화에 매우 목말라 했습니다.


그러던 차에 그녀가 이태리 영화를 보여주겠다고 했으니, 나는 반갑지 않

을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다른 멤버들은 요?”

“니랑 나랑 둘이만 보는 거야.  다른 멤버들이 지금 어디 있는지 알 수도

 없고, 일학년 니가 이태리 무삭영화 보고 싶다고 했잖아. 그래서 니를 위

 해 구한거야. 어서 가.”


그렇게 해서, 그녀와 나는 그녀의 오피스텔에 가게 되었습니다.


그녀가 보여준 이태리 영화는 매우 에로틱한 것이었습니다.  음모는 물론

남녀의 성기가 적나라하게 노출되는 영화였습니다.  남자의 성기가 여자의

음부에 삽입되는 장면이 있었다면, 그 영화는 포르노와 다를 것이 없을 지

경이었습니다.


내가 한창 영화에 빠져들고 있을 때였습니다. 그녀가 내 곁에 바짝 다가앉

았습니다.  그녀의 따사로운 체온을 내 어깨언저리에 느껴지는 순간, 나는

그녀의 심상치 않은 숨소리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녀가 다소 달뜬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일학년! 우리 키스 할까?”


내가 그 제안에 대답도 미처 하기 전에 그녀의 입술이 내 입술에 덮쳐졌습

니다. 그리고 그녀의 뜨겁고 꾸물대는 혀가 내 입속으로 들어왔습니다.


그 뿐이 아니었습니다.  그녀의 손바닥이 바지위로 내 성기를 움켜쥐는 것

이었습니다.


정신이 없었습니다. 그녀의 그런 행위를 내가 어떻게 물리쳤는지, 그리고

어떻게 그녀의 오피스텔을 빠져 나왔는지, 등에 대해선 지금도 그 과정을

헤아리질 못합니다.


다만, 내가 한껏 주눅이 들어있었다는 사실만큼은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녀가 내 입술을 덮치기 직전 순간적으로 보았던 그녀의 광채가 번득이는

눈빛 ―. 내 몸으로 다가와 나를 압도하는 것 같은 그녀의 거구 몸집 ―. 이

런 것들이 나로 하여금 주눅이 들게 하였을 것입니다.




# 내 나이 스물여섯 살 겨울, 어느 날


“나 결혼해.”

“옛? 누구랑요?”

“니가 한때 무서워서 쩔쩔거리던 메리야”


그녀와 결혼하겠다는 것을 알려주는 그 선배는 대학시절 예의 그 영화서클

을 창립한 장본인이었고, 그녀와는 너 댓살의 나이차이가 있었습니다. 


그 무렵, 그 선배는 영화평론가로 활약하면서 자주 우리학교 서클에 나와

영화에 대한 폭넓고 심오한 지식을 우리에게 주입시켜 주곤 했습니다. 그

래서 아마 그녀와의 교제가 이루어졌을 것이었습니다.


그 선배는 나와 선후배간이라는 관계를 초월한 애틋하고 무게 있는 정을

나에게 주었습니다.  서클에서는 영화에 관한 것, 학교에서는 학교생활에

관한 것, 내가 군에 복무 중일 때는 군 생활에 관한 것, 직장에 다닐 때는

직장 생활에 관한 것, 그리고 암고양이와의 관계까지 ―. 그 선배는 그러한

것들에 대하여  주옥같은 조언을 나에게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그

선배는 내 인생의 멘토였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날 그 선배로부터 그녀와의 결혼 얘기를 듣는 순간, 무엇인지

알 수 없는 불길한 예감이 내 머리를 스쳤습니다.


그 불길한 예감은 오피스텔에서의 그 일에서 비롯되는 것이었습니다. 정체

를 알 수 없는 광채를 뿜는 그녀의 눈빛과  나를 압도하는 것 같은 거구의

몸집이 선배의 그 얘기와 함께 내 머릿속을 스쳤던 것입니다.




# 내 나이 스물여덟 살 가을, 어느 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선배님이 이렇게 허망하게 가실 줄은…”

“어쩌겠어. 그이의 운명인 걸.… 근데, 어떻게 짬을 내었어? 이 먼 곳까

 지…”

“하늘엔들 제가 안 올수 있나요?”


선배는 결혼을 하고는 얼마 있지 않아 영화 일을 접었습니다. 그리고 그녀

와 함께 제주도에서 펜션사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심장마

비를 일으켜 죽음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 내 나이 스물아홉 살 가을, 어느 날


“권 선배님이 가신지가 벌써 일 년째야.”

“그러게 말이야. 세월이 빠르기도 하지 …”

“근데, 소문이 좋지 않아.”

“무슨 소문이?… 권 선배의 사인이 복상사(腹上死)라는 것은 장례식장에서

 부터 은밀히 떠돌던 소문이고, 그 외에 어떤 좋지 않은 소문이야?”

“메리 선배 소문이야.”


모처럼 대학시절 서클멤버가 모인 술자리에서였습니다. 하늘나라로 간 선

배의 얘기에서 시작한 술자리 대화의 대상은 그녀에게로 옮겨졌습니다.


그 친구의 ‘메리 선배 소문이야.’ 라는 말에 나는 긴장했습니다. 또 그녀의

‘광채 뿜는 눈빛과 거구의 몸집’이 머리를 스쳤습니다.  나는 다급히 그 친

구에게 물음을 던졌습니다.


“메리누나 소문?… 그게 뭐야?”

“뭐긴 뭐야. 제주도 펜션 정리하고 서울로 올라와서 기껏 한다는 것이 이

 태원 술집이라니 말이 돼?”

“그거야 사업상 판단이 그렇게 섰으니 하는 사업일 건데 …”

“소문은 그게 문제가 아니야.  메리 선배가 이태원에서 술장사 하는 것은

 돈을 벌려고 그러는 게 아니라는 거야. 벌써 외국인 그것도 깜둥이와 사

 귄다는 소문이야. 어떤 소문으로는 그 깜둥이와 동거생활을 한다는 말도

 있고…”   




# 내 나이 스물여덟 살 이른 겨울, 어느 날


“메리 누나? 아니 형수님?”

“오! 그래, 일학년!… 웬일이야? 나한테 전화를 다 하고…”

“저, 형수님 좀 만나야겠는데요.”

“오! 좋지. 언제든지 … 어때? 우리 가게로 올래? 술도 마시고 말이야.”

“아니에요. 나, 지금 술 마실 기분 아니에요.”


나는 그 친구의 ‘깜둥이 운운’ 하는 얘기를 듣고 한 동안 일이 손에 잡히

지 않을 만큼 전전긍긍 했습니다. 하늘나라에 있는 선배가 눈에 어른거렸

고, 선배가 들려주던 주옥같은 말들이 귓가에 맴돌았습니다.


그렇게, 한 달여를 전전긍긍하다가 그녀에게 전화를 했던 것입니다. 그녀

를 만나 우선 그 소문의 진위부터 확인을 하고, 만약 그 소문이 조금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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