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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융화 ~왕녀능욕~ #1 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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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장

 왕국에는 어느덧 많은 이민이 유입되어 있었다.

 왕국에서 유래된 민족인 왕국민에게는 국민의 기본 권리인 시민권이 보장되었지만, 이민족(異民族)인 이민(移民)과 그 후손들에게는 인정되지 않았고, 이민은 민족차별정책에 의해 빈곤에 허덕이고 있었다.

 차별과 빈곤에 시달리는 이민 속에서 민족의 융화를 부르짖으며 이민의 평등한 권리와 차별정책 폐지를 요구하는 계몽운동가와 조직이 나타난다.

 또 그에 맞서듯 왕국민의 우월성을 설파하고 이민배척을 주장하는 세력이 나타나고 왕국민과 이민간에 폭동과 충돌 등 민족대립이 일어난다.

 국민으로부터 널리 사랑받던 젊은 공주 아르토니아는 평화적 해결과 차별 철폐를 호소했지만 권익을 쥔 제후 등의 찬동을 얻지 못해 사태를 수습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민의 도둑이 왕국민의 명문 귀족을 살해하는 사건을 발단으로, 이민을"인종 청소"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과격파 조직이 태어난다.

 이민의 존재 자체를 해악으로 간주해 민족을 뿌리 뽑겠다는 "인종청소를 통한 최종 해결"을 선언했고, 과격단체들은 빈민가를 습격해 다수의 이민을 살해했다.

 왕국은 사태를 무겁게 보았고 재상은 이민 배척파를 배려해 과격파 조직의 무력 진압을 피하고 설득과 회유를 통해 사태를 진정시킬 것을 진언했다.

 아르토니아의 진력으로 과격파의 활동은 진정되는 듯했으나 이민자 출신 장성이 군을 이끌고 궐기해 왕가에 반기를 들었다.

 재상의 지시에 따라 토벌군이 차출되지만 군은 많은 병력을 이민에 의존했기 때문에 이민병이 차례로 배반했다.

 토벌군은 장군이 이끄는 반군에게 패배하여 왕도는 제압되고, 공주 아르토니아와 재상·대신을 비롯한 정권에 있던 자들은 사로잡혔다.

 왕궁을 점령하고 과격파를 일소한 장군이 그대로 왕권을 잡는가 싶었지만, 각 기사단을 거느린 왕국민 제후들과의 전면전을 꺼리던 장군은 민족융화파와 온건파의 명문 귀족과 문벌, 성교회 등이 조직한 민족융화회의에 중재를 요구했다.

 곧 민족융화회의가 지명하는 논자와 계몽 운동가들로만 구성된 특별법정이 열린다.

 재상을 필두로 한 이민 배척파의 처형과 왕가 편에 서서 반군의 장애가 된 무관·기사·병사까지 처벌이 내려져 당일 집행되었다.

 그동안 아르토니아는 끊임없이 폭력 부정과 평화적 해결을 호소해 왔으나 그 역시 특별법정의 피고가 될 수밖에 없었다.

 특별법정이 공주에게 내린 판결의 그 내용은 왕국 역사상 유례가 없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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