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융화 ~왕녀능욕~ #13 민족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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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 융화
남자가 떠나고 벌거벗은 공주가 처형대에 남겨졌다.
상기되고 붉은 기가 도는 몸은 그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었지만, 비열에서 떨어지는 사랑과 욕망의 혼돈에 음산하게 잠겨 있었다.
차례차례 병사들이 공주를 범해 갔다.
어떤 자는 공주의 음부의 민감한 새싹에 주변의 이목을 끈 뒤 자극해, 조수를 뿜게 하여 욕보이기도 했다.
어떤 자는 그 하얀 피부를 구석구석 핥으며 신체의 반응을 즐겼다.
어떤 자는 공주의 이름뿐인 구멍이었던 조그만 항문에 육봉을 단번에 꽂아 넣어 마구 울부짖을 때까지 몰아세운 뒤, 몸속에 백탁을 가득 채워 넣었다.
모두 전장에서의 활약을 찬양받은 사나운 병사가, 교대해가며 앞에서, 배후에서 범하고 있었다.
경고를 들었는지 세게 때리거나 침을 뱉는다던가 하는 행위는 없었지만 공주의 모습은 애처로운 것이었다.
그 태내에는 수많은 이민병의 씨앗이 쏟아지고, 숨겨야 할 여자의 꽃입술에서는 백탁이 뚝뚝 떨어져 발밑을 더럽히고 있었다.
지켜보는 국민에게는 자신조차 몰랐던 성적 경향마저도 낱낱이 드러나 버렸다.
공주님은 무엇보다 거기를 핥아지는 것을 좋아하지만 항문 쪽도 괜찮으신 것 같다고, 상스러운 촌평이 천한 남자들 사이에서 속삭여졌다.
그 몸을 유린당하고, 공주로서의 위엄도 땅에 떨어지고, 능욕의 한도까지 있는대로 당한 아르토니아의 눈동자는, 그러나 의지의 빛을 잃지는 않았다.
자신을 범하는 남자 한 사람 한 사람과의 대화를 그만두는 일은 없었다.
모욕에 대해서는 항의, 적의에게는 사과, 위로에는 감사, 경의에 대해서는 예를, 애정에는 미소를 보였다.
12명의 남자로부터 행위를 받아 날이 저물었다.
앞으로는 하루 걸러 5명씩 상대하게 해 임신이 확인될 때까지 계속할 것을 집행관에게 명령받았다.
공주는 반란군에게 점거된 왕성 감옥에 수감되었는데, 장군의 주선으로 소파베드와 깨끗한 시트와 담요가 주어졌다.
두 명의 메이드가 일상생활을 돌보고 식사도 병사들과 똑같이 따뜻한 것이 주어졌다.
철창 밖으로 공주는 멍하니 새하얀 달을 바라보고 있었다.
될대로 만져지고 핥아져 땀과 정액과 체액으로 얼룩진 몸은 메이드들의 도움을 받아 목욕을 통해 말끔히 깨끗해졌다.
메이드 중 한 명은 눈에 눈물이 고이면서 공주의 몸을 걱정해 정성스레 씻겨 주었다.
또 다른 가정부는 사무적인 얼굴을 흐트러뜨리지는 않았지만 부드러운 손끝과 어머니를 연상시키는 포용력으로 달래 주었다.
하지만 그래도, 질도 젖가슴도 항문도 아프다.
뭇사람의 눈에 벌거벗은 몸을 드러내져, 짐승에게 먹이로 던져지듯 취급당했다.
치태를 노출하고, 조롱과 멸시와 갈채와 연민을 받았다.
다양한 남자들에게 희롱당하고 정복욕과 가학심과 호기심과 증오와 정욕이 각인되었다.
달이 문득 흔들려 모양이 뚜렷이 보이지 않게 된다.
움켜쥔 주먹을 똑똑 물방울이 적셨다.
문득, 생각나는 얼굴이 있었다.
"나를 기억해 달라. 네가 처녀를 바친 남자, 그저 그것으로 족해."
첫 번째로 안겼던 그 젊은이
거칠고 제멋대로이며 나를 좋아한다고 하면서 처녀를 바치겠다고 하니 기뻐하던.
어딘지 소년과 같은 혼탁 없는 미소.
"이름이, 뭐더라. ......못 들었어…"
서로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 주자고 말해, 격렬하게 몰아세워졌다.
아프고, 괴롭고, 사랑스러웠다.
태내에 늠름하게 쏟아 채워진 정열에 환희의 떨림을 느꼈다.
"꼭 내 아이를 낳아줘. 멀리서 지켜보고 있으니."
젊은이는 그렇게 말하고 떠났다.
차례차례로 자신을 범한 남자들의 얼굴을 생각해 냈다.
항문을 희롱하며 뒤틀린 사랑을 속삭이며 신변의 위협을 염려해 준 남자.
정욕이 가는 대로 안으면서도 격려하고 용기를 준 남자.
여자를 기쁘게 하려고 있는 힘을 다해 싸운 야만족들.
전란이 낳은 증오를 부딪혀 온 사나이.
한번 버린 붓을 다시 들어 여자를 그리고 싶다고 한 소년.
사랑하는 사람을 싸움에 빠뜨려 잃어버린 그 한탄과 후회를 호소하던 남자.
차별의 쓴맛을 핥으며 영혼을 썩이던 남자.
남자들의 저마다의 생각이, 이 몸에 아픔으로 새겨져 있었다.
공주는 그 몸에 손을 댄다.
사내들에게 쏠린 정에 가득 찬 태내의, 생명의 예감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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