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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모르겄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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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걸레취급, 암퇘지취급


'딸랑... 딸랑...'

"어서오세요~"

  약국에 들어오는 한 여자. 작은 체구지만 매력적인 몸매, 쉬워보이진 않는 얼굴, 옷 차림새는 시선을 주목시키는 하의실종. 약사는 기분좋게 웃으며 여자를 맞이한다.

"찾는거 있으세요?"

"돌기형 콘돔 다섯통... 피임약 열통... 관장약 스무통 주세요..."

"어... 다시한번만 말씀해주실래요...?"

"콘돔이랑 피임약, 관장약이요..! 아... 그리고 혹시 매맞은데에 바를만한 연고 있요?"

"아...아하하.. 어린 동생이있으신가봐요..? 매맞은데에 바르는 약을 다 찾으시고요..."

"아뇨, 제가 바르려고요... 제가 매 맞는걸 좋아해서 남자친구한테 좀 때려달라고 했는데... 자국이 오래가더라고요..."

  약사는 황당하다는듯이 여자를 쳐다본다. 여자는 당연하게도 민정이다. 아이들은 약사에게 저런 말을 하라고 지시하고는, 스피커폰으로 재대로 지시사항을 따르고있는지 감시까지 하고있어, 너무도 부끄럽지만 민정이는 저런 말을 할수밖에없었다.

"그렇군요... 관장약은... 누가 쓰시는건가요?"

"그것도 제가요. 어떻게 쓰는지 알려주실수 있요?"

"아... 변이 잘 안오시봐요...? 이렇게 상자를 여시면 이렇게 된 약이 와요. 바닥에 눕거 엎드리신 상태에서 항문에 이 뾰족한 부분에 뚜껑을 뜯고 삽입해주시고요, 약을 다 투여하신 다음 10~15분정도 변을 참으셨다가 보시면 됩니다."

"잘... 모르겠어요.... 직접 넣어주실수있요?"

"네...? 네? 제가요? 성인 여성분이신데 제가 어떻게...."

"손님한테 그게 중요하신가요...?"

"안됩니다... 제가 어떻게 그렇다고 손님께..."

"제가 넣다가 잘못하면... 책임지실거예요?"

"손님.... 휴... 000원입니다... 계산해드릴게요..."

  어쩔수없이 민정이는 계산을 하고 도망치듯 약국을 온다. 약국을 오자 전화로 상황을 듣고있던 아이들이 킥킥거리면서 웃는 소리가 들린다.

"얘들아... 사왔어..."

"ㅋㅋㅋㅋㅋㅋㅋ 언니 진짜 재밌긴 했는데, 우리가 하라그런거 다하진 못했네?"

  상식적으로 다 큰 성인여성이 남자 약사한테 관장약을 넣어날라고 칭얼대는게 말이안되지만, 아이들한테 항의할 수가 없어 고분고분한 태도로 일관한다.

"미안해 얘들아... 이제 저기 편의점쪽에 ATM가서 돈 뽑을게..."

"우리가 시킨거 다 못했는데 벌은 안 받을거야?"

"받을게... 뭐 할까?"

"일단 영통 걸어봐. 차차 설명해줄게~"

"웅.. 알았어.."

  영상통화를 걸자, 아이들이 신이난 채로 피자를 시켜먹고있는 모습이 보인다. 아침부터 지금까지, 점심때가 다 되도록 몇번이 울면서 고생한 민정이는, 자기돈으로 산 피자를 보기먼 하면서 배를 곯고있는데에 억울했다.

"언니, ATM까지 얼마 먼지 보여줄래?"

"응.. 보여? 대충 이정도 남았어.. 횡단보도 건너서 좀만 더 가면 돼."

"이제 오리걸음 실시~"

"응??"

  갑자기 떨어진 청천벽력같은 소리. 민정이의 눈앞에 놓인건 4차선 도로였고, 건너편엔 사람도 한두명 서있었다. 이렇게 짧은 윗옷을 입고, 하의도 입지 않은채로, 오리걸음을 하라니. 

"오리걸음 뭔지 몰라?"

"아... 아니야.. 알아..."

"당연히 그렇겠지. 그렇게 오리걸음 자주시켰는데 모를리가 없지?"

"유리 말 안들으면 언니 또 우리한테 혼난다? 빨리 귀 잡아. 한손은 휴대폰잡은채로 귀에 대기만 하고."

  민정이는 횡단보도 앞에서 쪼그리고 앉아 귀를 잡는다. 반대편엔 지금 두명이 서있는게 보인다. 한명은 와이셔츠를 입은 중년 남자, 한명은 한손에 책을 들고있는 젊은 여자다.

신호가 바뀌고, 민정이는 엉금엉금 횡단보도를 오리걸음으로 걸어간다. 민정이는 걸어가며 그 횡단보도 앞에 멈춰선 차들을  둘러본다. 역시 두어대정도가 서있다.

'이런 씨발... 저 차들에 블랙박스 다 있는거 아니야? 개같은새끼들... 후배새끼들한테 이꼴이 이게 뭐야!!!'

  민정이는 속으로 억울함을 억눌러가며 지가다가, 책을 들고있던 여자가 자기와 눈이 마주쳐서 화들짝 놀란다. 그렇게 우여곡절로 편의점앞까지 와서는 다시 휴대폰에서 지시가 들려온다.

"언니 말 잘들었네? 이제 일어서도 돼. 이것봐. 이렇게 시키는대로 다 하면 된다니까? 일어서서 돈 뽑아와. 언니가 뽑아올수있는 한 최대한 많이."

"알았어..."

  한참 뒤, 민정이는 5만원짜리 지폐를 잔득 가지고, 약국 봉투를 한손에 든 채로 자기 자취방 문을 두드리는데, 자취방까지 들어가기전 마지막 난관을 만난다.

"얘들아... 왔어..."

"음..? 누구세요?"

"왜 갑자기 또 그래 얘들아..."

"우리 민정언니는 젖꼭지가 이뻐요! 맞으면 인터폰에 젖꼭지좀 보여주실래요?

  분명 젖꼭지를 보여주려면 티의 목부분을 완전히 늘려 가슴이 올정도로 옷을 망치거, 엉덩이와 보지를 다 드러내며 옷을 치켜올려 보여줘야 할 것이다. 심지어 전자는 자기 힘으로 그정도까지 옷을 늘리거, 찢는게 될지 안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민정이는 결국 옷을 다 치켜올려 소중한 부위들을 길거리에 다 내보인 채로 인터폰에 가슴을 보여주며, 그때 마침 길거리에 사람이 지가지만 않기를 바라는 방법밖엔 없었다.

"ㅋㅋㅋㅋㅋㅋㅋ 우리 민정언니 맞네? 얼른 들어와~"

"어, 언니 왔구? 왔으면 점심먹을래?"

"내꺼도 있어...?"

"아하하... 우리가 언니 돈으로 산다고 피자를 너무 많이 샀지뭐야? 이것봐봐... 엄청 남았어..."

  아이들은 민정이에게 다 식어버린 피자상자를 건넨다. 피자 상자를 열어보자, 아이들이 먹다 대충 남긴 피자들이 열조각은 보이는것 같았다.

"자, 다 먹어."

"응..? 다 먹어?"

"응. 음식 남기면 혼난다? 우리가 먹으라고 주는건 언제 다 먹어야지."

"양이 내가 먹기에 좀 많은것같은데..."

"언니... 배고플것같아서 이렇게 우리가 신경써줬는데 태도가 그게 뭐야? 배고플때까지 그럼 운동 좀 할까?"

"아... 아니야... 그런 뜻은 아닌데..."

"일단 앉았다 일어났다 좀 하자 언니. 우리가 발 내리면 앉으면서 '암캐년은', 발 올리면 '주는대로 먹는다' 이렇게 말하면 돼."

  그렇게 말하면서 아이들은 너도도 하겠다면서 재잘재잘 하더니, 결국 지금은 쪼그리고 준비자세를 한 민정이의 가랑이 사이에 서너개의 매끈한 여자들의 다리가 비집고 들어왔다.

"아.. 암캐년은..!"

"주는대로 먹는다..!"

"암캐년은...!"

"주는대로.. 아악..!"

  민정이는 열심히 아이들의 장단을 맞춰주려 했지만, 아이들의 다리가 제각기 다르게 움직이고, 너무 빨라서 절대 맞출수가 없었다. 결국에는 민정이가 앉았다 일어났다를 하는동안 깔깔거리며 발로 민정이의 사타구니를 걷어차는 꼴밖에 안 날 뿐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 언니 진짜 골빈년이다... 앉았다 일어났다 이 간단한걸 못해?"

"그건 때려치고 빨리 먹기 하자 언니 ㅋㅋㅋㅋㅋ"

"아... 알았어..."

"아 씨발.. 언니? 예절은 항상 지켜야지?"

'짝 ㅡ !'

  유리는 그 와중에도 바닥에 아직 쪼그려 있는 민정이의 뺨을 발로 때린다. 엄청 아플정도는 아니지만, 민정이의 기분이 쁘게 하기에는 충분하고도 남을정도였다.

"우리가 뭐 먹을거 주면, 우리한테 큰절 한번 올리면서 '암퇘지 민정이 사료먹겠습니다~' 라든가, 좀 재밌는 멘트 좀 해야지?"

"어... 암퇘지 민정이... 사료먹겠습니다..."

민정이는 엎드려서 후배 아이들에게 절을 한 뒤, 무릎을 꿇고 앉아 아이들이 남긴 피자를 먹는다. 몇조각을 먹다보니 이제 더이상 못 먹겠는 지경이 와서 다시 유리의 눈치를 보며 말한다.

"유리야... 이제 배불러서 더이상 못먹겠는데..."

"언니 진짜 구제불능이다.."

  유리는 일어서 민정이의 입에 재갈마냥 피자 한조각을 더 물려놓고는 씨익 웃는다.

"입구멍으로 못먹겠으면 머진 뒷구멍으로 먹어볼까 언니? 아, 그리고 그것까진 다 먹어. 비록 우리가 전에 얘기했듯이, 언니가 오늘 아침에 쟀던 체중에 비해 1g이라도 늘면 또 혼야겠지만 말이야~ 내일 또 재보자?"

  민정이는, 이제야 자기한테 그걸 다 먹으라고 건넨 이유를 찾았다. 혼낼 핑계도 만들고, 자기 후장도 괴롭힐 핑계를 만든것 아닌가. 민정이는 입이 막혀있어 말을 할수 없어, 그저 유리를 쳐다보며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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