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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백령(고전) ver.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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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백웅의 모습이 사라지고, 한백령은 가장 먼저 달뜬 한숨을 내쉬었다. 남자의 이성을 녹여버릴 정도로 달콤하고, 뜨거운 한숨소리.

천천히 자신의 얼굴에 손을 가져다댄 한백령은 볼에 묻어있는 정액을 손가락으로 훔쳐냈다. 

'남성의 정액을 본 것이 얼마만이란 말인가.'

천령단을 이루면서 이미 쾌락에 대한 욕구는 모두 사라졌다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수십 년이고 관계를 맺지 않았고, 단 한 번도 그에 대해서 불편함을 느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오늘 정원에서 그 일이 있고 나서부터 모든 것이 달라졌다. 그 백웅이란 꼬마녀석을 보고 있으면 속이 답답했고 전신이 뜨거워졌다.

타는 듯한 갈증이 몇 번이고 일어나면서도 아래쪽은 몇 번이고 습해지기를 반복했다.

남자를 잊은 몸이라고 생각했지만, 저 백웅을 보자면 다시금 그 욕구가 떠올랐다.

'어떻게 해야하지?'

아무리 욕구가 치밀어 오른다고 해도 그에 따라서 무작정 움직일 수는 없는 법이다. 이성적으로 판단하면 이제 서약서를 받고 내보내야만 했다.

뇌신류와의 응어리도 사라졌으니 한층 마음이 편해지리라.

하지만 그렇게 이성적으로 생각하는 와중에 한백령의 손은 자신의 옷섬을 풀어냈다. 흘러내린 정액을 손가락으로 훑으며 백웅이 방에 들기전부터 딱딱하세 솟아올라있던 돌기에 발랐다 

"흐읏...!"

단지 그것만으로도 참을 수 없는 열기가 몸 전체를 태웠다. 이것은 독이다. 자신의 근본을 태워버릴 지도 모르는 지독한 독.

"하으윽...흐읏...흐긋!"

하지만 그 생각과 다르게 한백령의 손가락은 바쁘게 자신의 돌기를 매만져댔다. 다른 한 손으로는 남아있는 정액을 훑어 입안에 넣어 음미했고, 자신의 둔부에 묻혀 손가락을 가쁘게 움직였다.

투명하던 두 눈에 여지껏 억눌려졌던 음욕이 번들거리며 떠올랐고, 한 번 타오르기 시작한 몸의 열기는 좀처럼 가라앉힐 방법이 없었다. 지금의 자극보다 더욱 강렬한 것을, 안쪽을 가득채워줄 무언가가 필요했다. 하지만 호법사자나 되는 자신이 어떻게 그런 짓을 한단 말인가.

"...그래."

그때 한백령의 머릿속에 한 가지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어차피 한 순간의 욕구일 뿐이다. 그렇다면 우선은 이 일을 해결하고.

"놈을 죽여 없던 일로 만들면된다..."

그래, 그러면 되는 것이다. 단번에 결정을 내린 한백령의 두 눈에 음욕이 숨김없이 떠올랐다.

수십 년간 쌓여온 욕구가 삐뚤어진 방향으로 풀린 순간이었다.

------

"용서해주겠다.

"저, 정말입니까?"

"그래."

흔쾌히 대답한 한백령이 곰방대를 고쳐물었다. 아침일찍부터 불러서 그런지 그녀의 옷은 어제와 같았고, 마찬가지로 풀어 헤쳐저 이곳저곳이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자신이 처한 상황을 알고 있었기에 필사적으로 양물을 가라앉혔다.

"벌을 위해 후려쳤지만, 네놈이 거기에 쾌락을 느끼며 싸지를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한 나의 잘못도 있으니 말이다. 설마하니 그 정도로 썩어빠졌을 거라고 누가 알았겠느냐."

피식 웃은 한백령은 머금은 연기를 찬찬히 내뱉으며 나를 바라보았다. 평소에 늘 보이던 투명한 눈동자와 달리 미묘하게 한 가지 감정이 번들거리는 눈동자.

그 모습에 나는 뭔가 일이 살짝 꼬였음을 직감했다

"그, 그러면 이만..."

"잠깐."

잽싸게 밖으로 나가려하자 한백령이 불러세웠다.

"어딜 가려는 것이냐?"

"이제 일은 모두 해결됐으니 본래 가던길로..."

"아직 나와의 은원이 남아 있거늘 왜 멋대로 모두 해결됐다고 하는 것이냐."

"뭐...방금 용서한다고."

나의 말에 한백령의 입가에 짙은 미소가 피어올랐다.

"목숨을 거두려는 것을 용서했다는 것이지 모든걸 용서했다고는 하지않았다."

한백령의 말에 그제야 깨달았다. 그녀는 애시당초 용서할 마음이 추허도 없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어찌핱 셈입니까."

"3일."

연기를 내뱉은 한백령이 곰방대를 내려놓으며 내 앞으로 한 가지 물건을 내던졌다. 발치의 앞에 떨어진 것은 붉은색 가죽으로 만들어진 목걸이.

그 모습에 불길함을 느끼며 한백령을 바라보았다.

"그 동안 나의 애완동물로써 봉사해라. 그렇다면 모든 죄를 용서해주지."

"뭐...지금 장난하자는 것이오?!"

어지간한 모욕이라면 다 참아넘길 수 있었다. 하지만 이건 도가 지나쳤다. 어찌 인간인 자신은 미물처럼 목걸이를 채우고 부려먹겠단 말인가.

하지만 나의 말에 한백령은 그저 차갑게 웃어보였다.

"내가 지금 네게 장난을 하는 것처럼 보이느냐?"

방안 전체를 감싸는 막대한 내력. 그 뒤로 따라오는 살기는 몸전체를 저리게 만들었다. 한순간 망각했지만 그녀는 강호에 손꼽히는 초절정의 고수, 화신류의 호법사자였다.

"크윽..."

그 압도적인 힘차이에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지금 이대로 굴복하지 않는다면 곧장 목이 달아날 것이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한단 말인가.

"흐음...제법 강단이 있는 놈이구나."

자신의 살기를 견뎌내며 망설이는 백웅의 모습에 한백령은 조소를 지었다.

"그런데 그런 놈이 내게 양물을 짓밟히고 손바닥으로 맞으며 사정한 것이냐?"

"..."

그 한마디에 저항하던 몸에 힘이 탁 빠졌다. 그 말대로 여태까지 해온 행동들을 되짚어 보면 이런 취급에 굴욕감을 느끼기엔 너무 멀리 와버렸다. 

미호의 말에 따른다고 생각하면서 이미 인간으로써의 존엄성을 내다버린지 오래인 것이다.

'제길...'

그제야 내가 처한 상황을 깨달았다. 이미 이번 삶에 남자든 인간으로써든 지킬 존엄성은 모두 잃은 상태다. 이것을 되찾을 방법은 단 하나.

미호의 말대로 한백령을 함락시키는 것이다!

'좋아...해보자고.'

마음을 다잡고 한백령을 향하던 시선을 내렸다. 바닥에 주워진 목걸이를 들고 떨리는 손을 다잡으며 스스로 목에 채웠다.

갑갑한 느낌과 함께 찾아오는 미묘한 배덕감. 그에 고개를 들어보니 붉은색 줄을 든 한백령이 미소를 지으며 손짓하고 있었다.

"이리 오거라."

"..."

말없이 다가가자 한백령은 줄을 목걸이에 매달았다. 가볍게 줄을 당기자 그대로 이끌리며 한백령의 발치앞에 쓰러졌다.

"미물인 개새끼조차도 스스로 목줄을 차지는 않거늘...이걸로 네놈은 정말 개만도 못한놈이 되었구나."

꾸욱

한백령의 새하얀 발이 머리 위를 짓밟다 이내 고개를 돌리해 볼을 꾹 눌렀다. 자연스럽게 눈동자가 위로 향했고, 벌어진 다리와 옷 사이로 속옷 하나 걸치지않은 계곡의 형태가 보였다.

'반드시..이 굴욕을 되갚아주마.'

저 계곡의 안에서 자신의 정액이 꾸역꾸역 역류하는 광경을 보고야 말겠다고, 그렇게 다짐하며 애완동물로써의 3일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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