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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7 화 2 부 첫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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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7 화 2 부 첫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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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라-27 

22-3 제휴업체 현황

2. 첫 사건
국민학교를 엉터리로 다녔으니 당연히 중학교는 갈 곳이 없었다. 그래도 부모님은 남 보기 뭣하였던지 야간 중학교에 넣어 주었다.
야간 중학교.
말이 학교지 그곳은 부랑배 집단이었고, 양아치 소굴이었다. 남여 각 한 반으로 된 남여 공학 학교인데 그런 학교에 다닌 다는 것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이었는지 몰랐다. 친구들이 집으로 돌아올 때 쯤, 나는 가방을 들고 학교로 가야했다. 그래도 처음 한 두 주일은 서먹한 분위기에 공부를 배워보자는 마음들이 있었다. 그리고 선생님들도 우리에게 좋은 이야기를 해 주었다. 나같이 정말 공부를 못해서 들어온 친구와, 직장을 다니다가 나이 들어서 입학한 어른 같은 친구도 있었다.

입학한지 한 달이 지났을 때. 같은 반에 나보다 나이가 네 살이나 더 많은 형이 나를 불렀다. 덩치도 크고, 정상적으로 중학교에 입학하였으나 친구들과 싸우면서 벽돌로 친구의 머리를 쳐서 소년원에 가고 그래서 할 수 없이 다시 입학하였다는 좀 험상궂은 형이었다. 그러나 그 형은 웬일인지 나에게는 잘 해 주었다. 사실 덩치로는 나와 비교도 안 되었다. 자기 옆자리에 앉혀 놓고 동생처럼 대해주었다. 다른 친구들은 다 그 형을 무서워하고 뒤에서는 욕을 하였지만 나는 그 형이 좋았다. 얼굴도 그렇게 험상궂지 않았다. 먹을 것도 잘 챙겨주고 학교가 파하면 만두도 사주고 담배도 주었다. 나는 그 형이 무조건 좋았다.

그때까지 나는 섹스가 무엇인지 몰랐다. 단지 밤에 잘 때, 엄마와 아버지가 몹시 싸우고 난 밤에는 엄마와 아버지가 벽 쪽에서 씩씩거리며 몸을 포개는 것을 보았을 뿐이었다. 처음에는 그것도 엄마와 아버지가 자면서도 싸우는 것인 줄 알았다.
엄마도 같이 아버지 밑에서 옷을 다 벗고 한사코 달려들면서 몸부림을 쳤기에 그런 줄로 알았다. 간혹 엄마는 ‘죽여라 죽여. 아이구 나 죽어’하는 묘한 소리를 내기도하여서 정말 싸우는 것으로 알았다.

그 야간학교 선생님들 중에는 여자 선생님도 있었다. 음악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여자였는데, 나이가 삽 십 초 중반쯤 되어 보였다. 키가 크고 몸매가 좋은 분이었다. 얼굴도 보통 이상이었다. 그래서 모두들 음악 시간을 좋아했고, 특히 나이 많은 형들은 선생님이 들어오시면 뒤에서 입술을 모아서 휘파람을 불기도 하였다. 하지만 그 선생님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수업을 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그 형이 나를 데리고 교실 밖으로 나왔다.
“야, 형복아. 너 찜뽕해 본 일 있나?”
찜뽕은 당시 우리가 말하던 섹스의 은어였다.
“아니.”
나는 그 말을 듣는 것조차 부끄러웠다.
“짜식, 아직 순진하군. 너 그럼 아다라시냐?”
무슨 말인지도 모르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내 말 잘 들으면, 깔삼한 기집애 하나 붙여줄테니 내 시키는대로 해”
나는 무조건 그렇게하겠다고 대답했다. 평소 그 형이 내게 해 준 일을 생각하면 거절할 명분도 없거니와, 또 그렇게 나쁜 일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을 하였다.

그 형의 부탁은 음악 선생님을 불러내는 일이었다. 평소 음악 선생님은 날 귀여워했다. 내가 다른 것은 잘 못해도 노래는 잘 불렀다. 국민학교 때 교내 노래자랑을 했었는데, 내가 일등을 하였다. 하지만 담임선생님은 어느 계집아이에게 일등을 주었다. 하지만 나는 내가 그렇게 많은 학생들 앞에서 노래를 불렀다는 사실이 기분 좋았다. 그래서 그런지 음악선생님은 날 시켜서 노래를 곧잘 부르게 하고 어느새 내 이름을 외워서 불러 주었다.

“선생님이 너 이름을 아니까, 선물 드리려고 왔다고 하면 될 거야”
그 형은 선물 꾸러미를 사서 내게 들려주었다. 그 날은 스승의 날이었다. 나는 아무런 의심을 하지 않았다. 스승의 날에 형이 선물을 대신 날 시켜서 갖다 드리게 하는 일이 기분이 좋았다. 선생님의 집은 변두리의 작은 아파트였다.
“만약 선생님이 이 선물을 받고, 뭐 먹고 갈래하고 물으면 공원에 가서 잠시 콜라를 마시자고 해”
그리고 그 형은 미리 준비한 콜라를 주었다.

선생님은 아무런 의심을 하지 않고 공원으로 나와 주었다. 밤이 늦어서인지 공원에는 사람들이 별로, 아니 거의 없었다. 아파트 불빛들이 따스했다. 5월의 밤공기가 너무 좋은 밤이었다. 나에게는 엄청난 사건에 말려든 밤이었지만.
벤치에 앉아서 선생님은 콜라를 받아 마셨다. 물론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해 주시면서, 특히 내게 음악 소질이 있다고 열심히 공부하라고 하시고. 선생님은 학교에서와는 달리 치마를 입고 있었다. 주로 학교에서는 바지 차림이었는데, 집에서는 치마를 입고 있었다. 긴 다리가 예쁘다고 생각되었다. 그런데 이야기를 하면서 선생님은 하품을 하기 시작했다.
“어머, 왜 이래 잠이 오지”
나는 선생님이 졸린다는 말을 하는 것이 신기했다. 선생님은 잠도 자지 않는 분인줄 알았다.
“안되겠어. 이만 들어가야지. 형복아 내일 학교에서 보자”
말을 마치고 선생님은 일어섰다. 하지만 선생님은 휘청거리며 몸을 다시 벤치에 앉았다.
“이상해, 왜 이러지”
나도 이상했다. 난 선생님이 갑자기 편찮은 줄 알았다.

그때 어디에 있었던지 그 형이 나타났다.
“어, 형. 선생님이...”
그 형은 자기 입술에 손가락을 대고 조용히하라는 시늉을 했다. 그리고는 선생님을 안고 일으켰다.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그 형이 선생님을 집으로 부축하여 드리는 줄로 생각했다. 하지만 그 형은 선생님을 안고 집과는 다른 방향으로 갔다.
“형, 선생님 집은...”
“쉿! 입 다물어 짜샤”
그 형은 지금까지 들어보지 못했던 무시무시한 말로 내게 명령하였다.
“따라와, 조용히”
“누구니? 집으로 가자”
선생님은 가물하는 정신을 한 번씩 가다듬으며 말을 하였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는지 형이 끄는 대로 끌려갔다. 형의 덩치가 선생님보다 더 컸다. 형은 공원 안의 매점으로 갔다. 그 매점은 장사가 되지 않아서 문을 닫아놓은 간이 건물이었다. 하지만 형은 잠긴 열쇠를 쉽게 손으로 풀고는 선생님을 안고 안으로 사라졌다.
“너, 여기서 누구 오나 망보고 있어”
나는 그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모르고 있었다. 그저 부스럭거리는 소리와 곧이어 들리는 씩씩거리는 숨소리가 아버지와 엄마가 밤에 싸우던 것과 비슷하다는 것을 알았을 뿐이었다. 난 갑자기 두려웠다. 도망가고 싶었지만 형이 무서워서 도망갈 수가 없었다.

잠시 후에 형이 나왔다. 바지 앞을 추스르면서 묘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리곤 나를 끌고 만두집으로 갔다.
“너, 오늘 있었던 일 아무에게도 말하면 안 돼. 알았지?”
“네”
“혹시 짭새가 묻더라도 내 이름은 말하면 안 돼. 그럼 넌 죽는 거야”
그 형은 주머니에서 재크 나이프를 꺼내서 내 팔 등에 대고 살짝 눌렀다. 야간 따끔했는데 빨간 피가 흘러 나왔다. 나는 갑자기 무서웠다.
“겁내지 마. 쌍년이 아무 말 못할 거야. 내가 그 년이 교장 선생하고 여관에서 하는 것 다 봤어. 늙은 교장하고 하는 것보다 나하고 하는 것이 더 낫지 뭐”
아마 그 형은 음악 선생이 교장 선생과 간통하는 현장을 본 모양이었다. 나중에 안 일이었지만, 형은 그 여관 주인의 아들이었다.

나는 그 형이 들어간 뒤에 문틈으로 들여다보았다. 어두운 실내였지만 반 쯤 열린 매점 창구로 흘러드는 가로등 불빛에 형이 바지를 벗고 있는 것과, 그것이 선생님의 치마를 걷어 올리고 드러난 허연 다리 위에 겹쳐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형은 아주 익숙하게 몸을 움직이고 있었다. 선생님은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그것이 그렇게 좋은 것인지는 그때까지는 몰랐다. 하지만 형이 그렇게 열심히 움직이는 것을 보니 분명히 근사한 일임에는 틀림이 없었다.
그때 내 나이 열 다섯. 엄마와 아버지의 폭력에 억눌린 탓인지 세상 물정에는 어두웠다. 그저 동네 아이들과 게임이나 오락을 하는 것이 전부였다. 발기를 경험해보지도 못했고 알 수 있는 기회도 별로 없었다. 부모님의 섹스 장면은 흥분이라기보다는 두려움이었다.

그런데 형이 하는 것을 보고 있노라니 내 고추에(그땐 고추였다) 이상한 느낌이 전해지며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이상 다른 변화는 없었다. 지금에서야 처음 발기를 했다고 생각하지만 그때는 그것이 발기인줄도 몰랐다. 형이 일어설 때 난 급히 눈을 뗐지만 얼핏 선생님의 다리 사이에 거뭇한 음모를 본 것 같았다.

형은 나에게 만두를 사주면서 무슨 일이 있어도 그날 형이 그 자리에 있었다는 것을 비밀로 하라고 했다. 하지만 그런 다짐은 통하지 않았다.

다음날 그 선생님은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그 형은 은근히 나에게 한 번 더 입을 다물라는 다짐을 하였다. 그리고는 조퇴를 하고 일찍 돌아갔다. 다음날은 그 형도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나는 그 일을 잊어버렸다. 하지만 그 다음날 교무실에서 호출이 있어서 갔다. 교무실의 분위기가 심상찮았다.
“근본이 나쁜 놈들은 할 수 없어.”
체육 선생님이 다가와서 내 머리통을 때리며 화를 내었다. 나는 무슨 영문인지 몰랐다. 교무실에 들어간 것 자체로 이미 공포분위기였다.
“너가 김형복이냐?”
“네”
검은 점퍼를 입은 어른 두 사람이 물었다.
“따라 와라”
“선생님, 우리가 데려가겠습니다.”
“네, 네.”
교장 선생님이 대답을 하자 나는 그들에게 끌려갔다. 그들과 함께 도착한 장소가 경찰서인 것을 알고 그들이 형사인 것을 알았다.

그들은 다짜고짜 내게 그 놈이 누구냐고 물었다. 처음에 나는 누구를 말하는지 몰라서 얼떨떨한 모습으로 모른다고 하였다. 그러자 형사 중에 한 사람이 나의 뺨을 때렸다.
“이, 좃만한 새끼야. 대가리 피도 안 마른 놈이, 선생님을 강간해?”
나는 강간이라는 말이 무엇인지도 몰랐다. 그래서 울고 말았다.
“어, 이 새끼 바라, 벌써 엉까구 있네.”
말이 끝남과 동시에 주먹과 발길질이 시작 되었다.
“너, 임마, 너도 했지?”
저항할 수 없는 폭력은 인간을 두렵게 만든다. 어렴풋이 형이 한 일이 죄가 되는 나쁜 일이라는 것을 알았다. 처음에는 형의 말대로 형의 이름을 말하지 않았지만, 엄청난 폭력 앞에 속수무책이었다. 결국 그들이 말하는 대로 나는 ‘예’라는 대답과 형의 이름을 말하고 말았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형과 나는 강간 공범이었다. 웃기는 것은 나도 선생님을 강간하였다는 것이었다. 그것은 더 큰 죄가 되었다. 그냥 묻는 말에 매 맞는 것이 무서워서 ‘예’라는 대답을 한 것인데, 그런 결과를 가져왔다.

더 웃기는 것은, 아니 나를 더 황당하게 만든 것은 선생님의 진술에도 나도 같이 강간하였다고 되어 있는 것이었다. 나중에 아무리 아니라고 말해 봐도 믿어주지 않았다. 나중엔 형도 아니라고 했지만 우리 말은 아무런 효력이 없었다. 제자가 스승을 강간하고, 그 자리에 망을 봐 주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용서받지 못할 놈들이었다. 하지만 나는 억울했다. 그러나 내 억울함을 풀어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형은 이미 전과가 있고, 나이가 많아서 교도소로 갔고, 나는 소년원에서 1 년을 보내야 했다.

소년원의 생활은 그야말로 인간이하의 생활이었다. 그곳에서의 일은 다른 경로를 통하여 다시 이야기하겠지만, 나는 그곳에서 다시 태어났다. 그리고 내가 모르던 것을 알기 시작했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딱 한 번 면회를 오고는 다시 오지 않았다. 그곳에서 나는 자위도 배웠고, 섹스도 알았다. 남자들끼리 하는 것도 알았고, 섹스에 대한 비뚤어진 상식도 알게 되었다. 하지만 더 나빠진 것은 내가 여자에 대한 일종의 복수심 같은 것이 생긴 것이었다.

그 여선생님이 나에 대한 무죄만을 인정해 주었어도 오늘의 내가 없었는지 모른다. 그런데 그 여선생은 나에게 죄를 덮어 씌웠다. 그것이 내가 삶을 그르치게 된 시발점이었다. 그 속에서 나는 강간이란 의미와 내가 억울하게 당했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반드시 복수하리라고 생각하였다.

소년원 안에서 나는 부쩍 커졌다. 키와 몸과 성기가 다 커졌다. 성기에 음모도 제법 나 고 커졌다. 딸딸이라 부르는 자위도 하게 되었다. 일 년 후에 출감했다. 그러나 갈 곳이 없었다. 집으로 가보니 이미 이사 가고 없었다. 나는 부모를 찾지 않았다. 그대로 나와서 일단 대합실로 갔다. 수감 될 때가 여름이었고, 출감했을 때도 여름이었다. 대합실에서 한 며칠 잠을 잤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나같은 또래와 어울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별로 좋은 생활이 아니어서 돌아다니다가 중국집에 취직을 하였다. 일명 통돌이였다. 하지만 세 끼 다 먹을 수 있고, 오토바이를 배우고 타고 다니는 맛에 별 다른 불만이 없었다.

선생님에 대한 복수심은 자연히 엷어졌다. 그 선생님도 이사를 가서 그 집에 살지 않았기에 나도 더 이상 찾아 볼 여유가 없었다. 또 찾는다고 하여도 딱히 어떻게 하겠다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한 일 년이 지나갔다. 잘 먹어서 그런지 키가 더 커지고 지나간 일은 잊어 버릴만 하였다. 그냥 그렇게 지냈으면 지금쯤은 변두리서 중국집을 하나 내고 사장을 하고 있었는지 모를 일이었다. 운명이 나를 그렇게 놓아두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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