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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시록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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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도사 소라넷야설 묵시록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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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 글은 제 글이 아닙니다.
원래 어느 게시판에 있는 건데...
퍼가도 좋다는 허락이 있어서 올리는 겁니다.
야한 거는 뒷부분과 중간에 조금 나옵니다. 분량 조절 관계로 다시 올립니다.

커트의 거대한 검이 휘둘러지자 그의 눈앞의 마물 4마리의 몸통이 순식간에 토막 나버렸다.

토막난 마물의 몸에서 검은 피와 함께 내장이 흘러나왔다. 그중 많은 피가 커트의 얼굴에 튀었지만,

그는 마물들의 검은 피를 혀로 핥으며 또다시 거대한 검을 휘둘렀다. 그의 거대한 검

이 휘둘러 질 때마다 마물 두 셋은 힘도 쓰지 못하고 토막 났고, 바닥은 마물들의 토막난 시체 조각과 내장 그리고 검은 피로 난자했다.

커트는 그런 시체들을 잔인하게 밟으며 눈의 크기가 몸의 절반을 차지하는 마물의 눈을 쪼개 버렸다.

그러나 마물은 여전히 커트의 몸을 향해 돌진했고, 커트는 또다시 자신의 거대한 검의 옆면을 이용해 눈을 짓눌러 터뜨려버렸다.

뿌직, 하는 기분 나쁜 소리가 들려왔지만 커트는 히죽 웃으며 말했다.

[멋져... 기분 최악이야...]

마물들이 모두 커트를 향해 일방적인 공격을 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 괴물들은 서로를 공격하기도 했으며 바닥에 널브러진 시체를 주워먹는

마물들도 있었다. 커트는 아주 즐겁다는 듯 그러한 마물들을 토막내며 전진했다. 마물

들은 생긴 것도 참으로 다양해 상상조차 할 수 없게 생긴 것들도 많았다. 커트는 놀랍도록 뛰어난 전투기술로 그러한 마물들을 수도 없이

베고 또 벴다. 한참동안 마물을 죽이고 있던 커트의 등뒤로 누군가가 외쳤다.

[커트!! 커트!! 어디 있나? 내가 너무 깊숙이 들어가지 말랬잖나! 어서 돌아와!]

누군가의 외침에도 불구하고 커트는 계속해서 자신의 몸주위를 둘러싼 마물을 처리했다. 어떤 사람이 본다면 누가 과연 마물인 것인지 모를

정도로 커트는 잔인하게 마물들을 죽였다. 그의 몸은 어느덧 마물들의 피로 젖을 때로 젖어 검은 피의 역한 냄새가 진동을 했다.

또다시 누군가가 커트를 불렀다.

이번에는 가는 목소리의 여자였다.

[커트 어디 에요? 어서 돌아와요 철수한단 말이에요!]

그녀의 말에 커트는 소리치며 말했다.

[벌써 철수를 한단 말인가? 먼저들 돌아가... 이 녀석들이 나를 이토록 좋아하는데 기대를 저버릴 수야 없지...]

또다시 여자가 외쳤다.

[커트! 허튼 소리 말고 돌아와요! 그러다 죽는단 말이에요!]

그녀의 말에 커트는 대답하지 않고 나직이 중얼거릴 뿐이었다.

[여자들이란... 시끄러운 족속들이라니까...]

커트는 그의 동료들과는 정 반대방향으로 내달리며 계속해서 검을 베어갔다.

어느덧 동료들의 목소리가 들려오지 않을 정도로 멀리 떨어져 버린 커트는 완전히 고립된 채 수백 마리의 마물들을 상대해야만

했다. 그러나 그의 눈에는 죽음의 고통 따위는 없었다. 마물들을 죽일 때에 그의 눈은 항상 광기에 차있어 동료들조차 그를 건들 수가 없었다.

그는 언제나 혼자서 마물들과 싸웠는데 그 이유는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모조리 베어버리기 때문이었다.

그가 동료들과 떨어지는 것은 자칫하다가 동료들 마저 베어버릴수도 있다는 것을 그 역시 자각했기 때문이다.

커트가 허리춤에서 원통 모양에 손잡이가 달린 물체를 꺼내고는 말했다.

[흐흐흐 나는 이걸 제일 즐긴단 말야...]

그리고 방아쇠를 당기자 그의 몸이 뒤로 젖혀지며 원통모양의 입구에서 화약이 발사되었다.

쾅, 하는 소음과 함께 그의 옆에 난잡하게 서있던 마물들의 몸중 절반이 날아가 버렸다. 그렇게 길을 뚫은 커트는 자

신의 거대한 검을 옆으로 뉘인 채 뚫린 길로 내달렸다. 옆으로 뉘인 그의 검에 마물의 몸이 걸리자 커트는 씨익 웃으며 검을 옆으로 휘둘렀다.

온몸의 근육에서 핏줄이 터질 듯 튀어나오면서 검이 휘둘러지자 그의 검에 걸쳐있던 마물도 따라서 휘둘러졌고 그러면서 주위에 있던 마물도 같이 휩쓸려 가버렸다.

커트의 몸주위로 상당한 마물들이 토막 나며 날아가 버리자 마물들은 토막난 시체를 먹기위해 그쪽으로 모여들었다.

커트는 그런 마물들을 보며 말했다.

[이래서 나는 너희들이 마음에 든단 말야...]
그가 거대한 검을 어깨에 턱하니 걸치고 캠프로 돌아와서 처음으로 본건 힘없이 축 늘어져,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동료 자델의 모습이었다. 커트는 인상을 약간 쓰며 거대한 검을 바닥에 내려꽂았다.

웅, 하는 바람 가르는 소리와 함께 검이 바닥에 꽂혔다. 그러나 자델은 커트에게 눈길하나 주지 않았다.

커트 역시 그런 자델을 무시하고 캠프의 입구를 대신하고 있는 천을 걷었다.

그러자 성직자 엘리엇과 마법사 얀만이 캠프의 한곳에 쪼그리고 앉아 있을 뿐이었다. 아무말 없는 그들을 보며 커트가 말했다.

[죽을 고생하고 돌아온 사람을 앞에 두고 왜 아무말들이 없는 거지?
그리고 레날드와 펠은 어디로 간 것인가?]

커트의 말에 모두들 아무런 말이 없었다. 커트는 자신의 옆에 서있는 나무기둥을 주먹으로 쾅 소리가 나도록 치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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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아무런 말이 없는 거야? 누가 죽기라도 한 거야? 아니면 돌아갈
수 없다는 게 억울해서 그러나? 그런 건가?]

그의 말에 성직자 엘리엇이 커트를 살며시 올려다보았다. 그리고 말했다.

[펠이... 펠이... 돌아갔다.]

그의 말에 커트는 인상을 구기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펠이 돌아가다니... 그게 무슨 말이지?]

그의 말에 엘리엇은 고개를 떨구며 커트의 앞에 무엇을 내놓았다.

그것은 뱀이 탈피할 때 내놓는 허물같이 생긴 것이었다.

커트는 그것을 살며시 들며 말했다.

[이게... 뭐지? ]

그는 그러면서 그 허물을 양쪽으로 펼쳐 보았다. 그러자 사람의 형상을 한 허물이 펼쳐졌다.

그것은 눈 부분과 콧구멍, 입이 뚫려 있었고 머리의 정 중앙과 등줄기를 가로지르는 부분에 뜯어진 자국이 나있었다.

그것을 보며 커트는 입을 열었다.

[허물? 어떤 마물 녀석이 허물을 벗은 건가?]
[아니... 그것은 펠의 허물이다. ]
[응?]
[펠은... 그 허물만을 남기고 여기를 떠난 것 같다.]

그의 말에 커트의 눈이 삽시간에 커졌다. 그리고는 엘리엇의 멱살을 잡으며 말했다.

[뭐라고? 다시말 해봐! 어서!]

엘리엇은 커트의 손에 반쯤 들려진 채 있었고, 그것을 지켜보던 얀이 커트를 말렸다.

엘리엇은 커트에게 멱살을 잡힌 채 말했다.

[윽... 펠은... 도망친 거다.. 여기에서 ... 그 녀석은 허물만을 남기고 여기서 도망친 거야!]

그의 말에 커트는 더욱 거칠게 엘리엇의 멱살을 쥐었다.

[어떻게 그것을 쉽게 단정하지? 그리고 무슨 수로 돌아간단 말이냐?]
[그건..나도 알 수 없어... 하지만 여기에는 펠의 무기와 장비 옷가지들 이 그대로 있다. 무기와 장비를 놔두고 어딜 간다는 건 여기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야]

그의 말에 고개를 돌린 커트는 엘리엇의 말대로 펠의 무기와 갑옷 등이 그대로 남아있자 엘리엇을 밀어 던지며

펠의 무기가 놓여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그는 펠의 검을 들며 음산하게 말했다.

[말도 안돼... 어떻게 돌아간 거지? ]

그는 거칠게 고개를 돌리며 엘리엇을 바라보았다.

[펠은... 인간계로 돌아가는 방법을 알고있었나? ]

엘리엇이 말했다.

[무슨 소리... 우리가 이곳으로 올 때 누구도 살아 돌아가리라는 생각을 하지 않고 왔잖은가... 그런데 어떻게 펠이 그 방법을 알 수 있단말인가...]

그의 말에 누군가가 캠프의 천을 거칠게 젖히며 들어왔다.

그는 성기사 레날드였다. 그가 커다랗게 눈을 뜨며 말했다.

[페....펠은.. 우리를 배신했다. 그는 애초에 돌아갈 방법을 알고 있었 어... 그는 자기 혼자 살기 위해 우리를 버렸다.]

레날드의 말에 커트는 이를 갈며 레날드의 턱을 날려버렸다.

퍽, 하는 소리와 함께 레날드가 구석으로 처박히자 레날드는 자신의턱을 부여잡으며 일어났다.

[왜..왜날 때리는 거야? 이... 무식한 괴물 같으니라고... ]

레날드는 그러면서 주먹을 커트에게 날렸다. 커트는 그의 주먹을 옆으로 약간 비껴 막으며 다른 주먹으로 레날드의 배를 쳤다.

레날드가 신음을 하며 쓰러지자, 커트는 잔인하게 그를 쳐다보며 말했다.

[함부로 지껄이지 마라. 성기사여... 다시 한번 떠든다면 너를 괴물 구덩이 속에 던져버리겠다.]

커트가 캠프의 천을 걷으며 밖으로 나가자 레날드는 아픈 배를 움켜잡으며 말했다.

[어떻게 됐건 펠이 여기에서 도망쳤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아! 그는
우리를 배신한 것이다.]

커트는 뒤도 돌아보지 않으며 앞으로 걸었다. 그의 치켜 뜨여진 눈은 분노에 휩싸여 있었다.


외딴곳에서 자신의 거대한 검을 수백 번도 넘게 반복해서 내려치고 있

던 그에게 누군가가 다가왔다. 그는 순간적으로 몸을 틀며 검을 휘둘

렀다. 붕, 하는 소리와 함께 공기를 가르며 날아온 검은 어떤 사람의

목 앞에서 떡하고 멈춰 섰다.

[여긴 웬일이지? ]

그가 거칠게 묻자 눈앞의 사람은 히죽 웃으며 말했다.

[여전히 사람을 경계하는군요... ]
[뭘 알고 싶은 거지?]
[펠이 돌아갔다고 생각하나요?]
[물론 아니야... 펠은 돌아온다.]

그의 말에 눈앞의 사람이 말했다.

[자신하나요? 그가 돌아 온다 는걸?]
[그는 우리들의 리더다. 그는 책임감이 강해... 반드시 돌아온다.]

그는 그러면서 다시 검을 허공에 내리쳤다. 눈앞의 사람은 근처의 바

위에 걸터 앉고는 자신의 긴 머리를 쓸며 말했다.

[만약 그가 돌아오지 않는다면요?]

커트는 그 사람을 날카롭게 쳐다보며 말했다.

[다시 말하지만 나는 귀찮은걸 제일 싫어한다. 얀 당장 내 눈앞에서
사라져 주었으면 한다.]

그의 말에 얀은 입을 뾰족 내밀며 말했다.

[너무 그렇게 굴지 말라구요. 귀찮게는 안할 테니 이야기좀 하자구요.]
[이야기 하는 것 자체가 귀찮군 그래...]
[흥... 정작 그렇게 말하고 있으면서도 당신 역시 펠의 행방이 궁금한 거죠?]

순간 커트의 검이 허공에서 멈춰졌다. 그의 반응에 얀은 흠칫했다.

[너의 생각은 어떻지? 펠이 돌아갔다 생각하나?]

그의 말에 얀은 가볍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

[당신이 웬일이죠? 내 생각을 다 물어오고...]
[묻는 말에나 답해... ]

얀은 혀를 쏙 내밀며 말했다.

[내 생각에는 펠이 돌아간 것 같아요... 믿어지지는 않지만... ]
[어떻게?]
[그야 모르죠...]
[펠은 우리 중에서 가장 강한 사람이었다. 그가 도망칠 리 없어 ]
[이봐요... 마계로 들어올 때 목숨을 바쳐서라도 마계의 문을 닫자고
말한 건 펠이었지만 그 역시 인간에 불과해요 그도... 돌아갈 수 없
는 이 세계가 두려웠던 거겠죠]

그의 말에 커트는 코웃음을 쳤다.

[흥... 그럼 펠이 너보다 약하단 말인가? 여자인 너보다?]

그의 말에 얀이 날카롭게 말했다.

[내가 그럼 펠보다 약하단 소리 에요? 나는 적어도 도망치지는 않았
어요]
[말조심해!]

그의 말에 얀의 입이 다물어 졌다. 얀은 커트의 상태를 조금씩 살피고

는 다시 입을 열었다.

[펠은 요즘 들어서 참으로 이상해졌어요. 많이 말랐고, 어제와 오늘은
전투를 쉬었죠 무슨 고민이 있었던 게 틀림없어요...]

그 말을 묵묵히 듣던 커트가 말했다.

[그는 마계로 온 이후 줄곧 우리들을 이끌어 왔다. 그래서 아마 지친
것이겠지...]
[그렇기는 하지만... 마계라는 곳은 우리가 생각했던 곳과는 너무나도
틀린 곳이에요... 우리는 암흑 천지의 세상에 악마들이 우글거릴 것
이라고 생각했어요... 뭐.. 마물들이 우글거리는 건.. 틀리지 않지만...]

그 점에서는 커트 역시 공감하는 듯 했다.

[나 역시 마계가 이럴 줄은 몰랐다.]
[이 곳은 마치 우리가 사는 인간계 같아요 흙이며... 태양이며... 물이
며... 하지만... 해가 지면 우리가 생각했던 마계의 모습으로 변하니...
참으로 재미있는 곳이에요... 밤이 되면 마물들과 죽도록 싸워야 하
지만 태양이 뜨는 낮에는 오히려 인간계보다 더 평화로워 보여요...
하지만 요즘들 어서는 왠지 낮이 점점 짧아지는 듯한 느낌이 드는군요...]
[감상적인 기분에 사로잡힐 시간 따위는 없다. 낮이 사라지고 완벽한
밤만이 계속 된다면... 우리는 얼마를 버틸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흥... 아무리 죽을 때 죽더라도 나는 여자라구요! 불행한 내 인생을
생각한다면 이 정도는 눈감고 넘어가 줄 수 있는 거 아니에요?]

그녀의 말에 커트는 기분 나쁘게 웃으며 말했다.

[확실히 낮이 짧아지고 있다. 이건은 무슨 징조인가... 이제부터 진짜
전쟁인가?]
[그럴 지도요.... 펠의 빈 이 자리를... 누가 매울지....]

커트는 검을 땅바닥에 내려꽂으며 말했다.

[너도 두렵나?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이?]

그의 말에 얀은 자리에서 일어나 커트의 등에 살며시 기댔다.

[당신만 있으면 나는 하나도 두렵지 않아요...]

그녀의 말에 커트는 기분 나쁘게 대답했다.

[떨어져... ]

그는 그 말을 남기고는 자리에서 사라졌다. 민망하도록 혼자 남겨져

버린 얀은 커트가 가버린 방향을 쳐다보며 나직이 말했다.

[나쁜 자식...]
해는 확실히 짧아지고 있었다. 어제와는 너무나 틀리게 낮이 짧아졌

다. 낮에 잠을 자는 이들에게 있어 낮이 짧아지고 있다는 소식은 불행

중에 가장 지독한 불행이었다. 허나 커트에게는 별로 개의치 않은 일

이었다. 그는 살아있는 전투무기였다.

커트는 펠이 사라진 직후 더욱 잔인해져 있었다. 그 역시 펠이 도망

쳐 버렸다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펠이

동료들을 버리고 도망쳤다는 생각이 조금씩 피어오르고 있었다.. 커트

는 그런 생각이 들수록 더욱 난폭하게 마물들을 베어갔다.

성기사인 레날드는 눈앞에 보이는 마물들의 목을 베며 말했다.

[젠장... 젠장... 왜 우리는 끝도 없는 싸움을 해야하는거지? 페..펠 그 개자식은 혼자 도망쳤다고!!]

레날드의 불평에 뒤에서 보조마법을 걸어 주고있던 얀이 말했다.

[불평 말아요! 커트가 알면 한바탕 난리 칠 테니까!]

레날드는 성기사의 희생마법을 이용해 엄청난 공격속도로 마물들의 몸통을 베었다.

그는 얀의 말에 여전히 마물의 배를 가르며 불평했다.

[커트... 그 자식도 마음에 안 들어... 그 개자식도 펠과 한패가 분명해! 펠의 추종자 녀석...]
[입다물어요!]

레날드의 행동과 품위는 아무리 봐도 성기사란 직업과 어울리지 않았

다. 그러나 그의 옆에 있는 전사 자델은 아무말 없이 마물의 머리를

베었다. 그는 펠이 도망쳤다는 생각으로 인해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마물들에게 풀고 있는 것 같아 보였다. 엘리엇은 그들의 대화에 아무

말 없이 치료마법을 펼칠 뿐이었다. 또다시 저 멀리에서 쾅, 하는 굉음

이 들려왔다. 커트가 화약을 내뿜는 소리였다.

레날드는 여전히 비아냥거리는 투로 말했다.

[저 자식은 오늘도 신이 났군 그래...]

커트는 레날드의 말대로 온 얼굴에 웃음을 띄운 채 전장을 누볐다. 엄

청난 수의 마물들이 그의 몸으로 달려들었지만, 커트는 방어도 하지

않고 오직 공격만을 퍼부었다.

커트는 언제나 마물들을 죽일 때 적진에 깊이 들어간 후 안에서부터

처리하는 버릇이 있었다. 그것은 조금이라도 긴장을 늦추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다. 이미 엄청난 수의 마물들을 죽인 상태였지만 죽은 마물을

먹은 또다른 마물들은 더욱 강해져 커트의 몸을 덮쳤다. 그러나 커트

는 그런 것들을 개의치 않고 베었다. 그의 앞에서는 마물들의 강함과 약함은 무의미했다.

새벽이 되자 태양 빛에 의해 마물들의 시체는 타 없어지기 시작했다.

마물들은 태양 빛에 녹으며 지독한 연기를 내뿜었는데, 냄새를 맡는다

면 몇 분도 채 견디지 못하고 쓰러질 그런 종류의 역한 냄새였다. 커

트는 그러한 마물들이 타는 정 중앙에서 땅에 검을 꽂고 서있었다. 그

를 저만치에서 지켜보고 있던 동료들은 커트를 등뒤로 한 채 캠프로

향했다

캠프로 돌아간 동료들은 죄다 쓰러져 잠을 청하고 있었다. 6명중 펠이

빠진 5명의 유일한 여자인 얀은 시냇가에서 한가로이 목욕을 즐겼다.

실오라기 걸치지 않은 그녀의 몸매는 아름답기 그지없었다. 그녀의 몸

에 묻은 촉촉한 물기는 그녀의 목선을 따라 가슴에 다다랐고, 풍성한

가슴 끝의 돌기에 다다르자 물기는 힘없이 낙하했다. 그녀는 손으로

자신의 몸에 여기저기 물을 적시다 봉긋 솟아오른 그녀 자신의 가슴을

만져보았다. 아, 하는 신음이 가볍게 흘러나왔지만 그렇게 싫지는 않은

기분이었다. 그녀의 얼굴에 발그레하게 홍조가 띄어지자 그녀는 두손

으로 자신의 가슴을 만졌다. 그녀는 조용히 눈을 감고 있었고, 자연스

레 나오는 신음에 더욱 도취되어있었다. 그녀의 몸이 천천히 물아래로

잠기고 또다시 천천히 그녀의 몸이 물에 둥실 떠올랐다. 물의 장막에

살짝 가려진 채 엿보이는 그녀의 몸매는 더욱 농염했다. 그녀는 몸을

물살에 맡기며 자신의 손을 천천히 하복부로 가져갔다. 미끈한 아랫배

를 지나 그녀의 가장 은밀한 부위에 나있는 음모에 손이 다다르자 그 녀는 살짝 손을 움츠렸다. 그러나 그녀는 다시 손을 내뻗어 조심스레

자신의 음모를 매만졌다. 음, 하는 코소리를 내뱉으며 흥분하고 있던

그녀에게 누군가가 말했다.

[대충 씻었으면 자는 것이 어떤가? 피곤하지도 않나 보지?]

그 말에 깜짝 놀란 얀은 퍼뜩 자세를 바로 하며 목소리의 주인공을 찾

았다. 그리고 그녀는 한쪽에서 몸에 묻은 피를 씻어내고 있는 커트를

발견했다. 그녀는 순간 부끄러운 감정을 감출 길이 없었다. 하지만 커

트는 무표정하게 자신의 몸에 묻은 피를 닦을 뿐이었다.

[숙녀가 씻는 장면을 말없이 쳐다보다니 무례하군요!]

이것이 그녀가 할 수 있는 말의 전부였다. 커트는 히죽 웃으며 말했다.

[어이...이거 미안하군 그럴 의도는 아니었어]

얀은 커트의 말에 발끈했는지 옷가지를 챙겨 입고는 그곳을 빠져 나왔

다. 모든 것을 틀 켰으니 부끄러울 것도 없다는 식이었다.

커트는 시냇가에서 곧바로 자신이 즐겨 애용하는 장소로 향했다. 그

곳에서는 검을 허공에서 내려치는 연습밖에 하지 않았지만 누구도 오

지 않는 곳이었으므로 조용하기 이를 데가 없는 장소였다. 커트는 오

늘도 검을 허공에다 대고 수백 번도 넘게 내려쳤다. 한참동안 허공을 향해 검을

내려치던 중 그는 무심코 하늘을 쳐다보았다. 벌써 해가 지고 있는 것이었다.

커트는 인상을 구기며 말했다.

[젠장할 정도로 고맙군 그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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