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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여인들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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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여인들 1부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그래, 조심해서 다녀오렴!!"

정태는 어머니 사츠코의 외침을 들으면서 집을 나섰다. 현재 중학교

2학년은 정태는 아버지가 일본으로 전근을 와서 일본인인 사츠코와 결

혼을 해 일본의 국적을 얻은 아이다.

아버지는 정태가 5살때 돌아가셔서 지금은 어머니인 사츠코와 단 둘

이 살고 있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막대한 보험

금을 남겨서 남부럽지않은 생활을 하고 있었고 어머니가 현재 배우의

길을 걷고 있어서 더욱 풍족한 생활을 하고있었다.

어머니인 사츠코의 설명을 하자면 일본의 아주 잘나가는 톱스타의 자

리를 차지하고있었다. 현재 겨우 31살로 아주아주 젊은 사츠코는 16살

때 남편에게 반해 집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결혼을 해서 젊은 과부가

된 케이스 였다.

그녀는 뛰어난 연기력으로 단시간에 스타가 되어 주연도 맡는 영화가

있었다. 그런데 이런 그녀에게 아들이 있다는 사실은 아주 곤란한 사

실이기 때문에 정태는 그녀의 조카로 사람들이 알고 있었다.

사츠코는 아들을 아주 사랑하기 때문에 모자지간의 사이는 그 누구의

가족들 보다도 좋았다. 또, 그녀의 덜렁거리는 성격은 아들에게 여러

가지 심부름을 시키면서 둘의 사이는 더욱 돈독해 지곤했다.


22 소라

"꺄아악! 어쩜 좋아~~! 촬영시간에 늦게 생겼어!"

"어머니! 식사 준비 끝났어요!"

속옷 차림으로 방에서 뛰쳐나와 화장실로 달려가는 사츠코의 뒤에다

가 정태가 외쳤다.

그러자 사츠코가 얼굴만 내밀고 약간 찌뿌린 얼굴로 소리쳤다.

"어째서 깨우지 않았어? 깨워달라고 했잖아!"

"무려 30분이나 깨웠다고요... 그보다 그렇게 여유있게 행동할 시간

있어요? 촬영시간까지 40분 남았어요!"

그 말에 놀라서인지 사츠코는 후다닥 들어가더니 급히 세수하는지

물이 쏟아지듯이 나오는 소리가 들렸다.

"늦었어, 늦었어!"

화급히 소리치며 화장실에서 나온 사츠코는 이 바쁜 때에 샤워를

했는지 수건으로 몸을 가리고 방으로 달려들어갔다.

그러고 잠시후...

"우에에엥~~~!"

정태는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못말린다는 표정으로 사츠코가 있는

방의 문을 열어보았다.

역시나 정태의 예상대로 긴머리가 엉켜서 빗질을 못하고 있었다.

"어떻게 어머니는 달라지는 것이 없어요?"

"히잉~~! 어떻게 여자가 땀냄새를 풍기고다녀? 어쨌든 빨리 머리 빗

겨줘!"

정태는 사츠코의 손에서 빗을 받아서 조심스럽게 머리를 빗었다. 그

러다가 얼굴을 조금 찌뿌린다.

"어째서 어머니는 사춘기인 아들 앞에서 이런 부탁을 하는지..."

"머리 빗어주는게 뭐가 어쨌다고 그래?"

"네네... 속옷차림으로 잘도 그런 말이 나오는군요..."

그러자 사츠코는 그게 뭐 어떻다냐는 식으로 어깨를 으쓱해 보인다.

"다 됐어요."

"아! 고마워!"

벌떡 일어선 사츠코는 서둘러 어제 저녁에 꺼내놓았던 원피스를 입

었다. 정태는 나가지않고 사츠코의 그런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물론, 정태도 남자인 이상 사츠코가 옷을 올릴려고 상체만 아래로

숙였을 때는 자신의 어머니인데도 성기가 약간 반응을 보였다.

누가뭐라고해도 사츠코는 이 일본에서 가장 잘나가고 또 예쁜 여배

우중 하나였기에 무리도 아니었다.

하지만 정태는 그런 것 때문에 가츠코를 보고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정태야! 빨리 이것 좀 올려줘!"

"네..."

정태는 얼른 자크를 올리고 자신의 약간 부푼 자지를 보여주기 싫어

서 얼른 방에서 나왔다.

언젠가 완전한 발기도 아니고 약간 힘이 들어간 자지를 들켰을 때

무려 반년간이나 놀림을 당했던 기억이 생생했다.

사츠코는 얼른 나가는 정태의 뒤를 따라나오더니 식탁으로 달려가서

자신이 늦잠 잘때마다 나오는 특별식(?) 계란후라이를 집어넣은 토스

트를 들고는 입에 물고 날려나갔다.

"다녀올께!"

"네네... 대본은 챙겨가시는 거죠?"

"물론 챙...앗! 안챙겼다."

"어련하실려구요."

후다닥 방으로 달려들어가는 사츠코를 보고 그렇게 말하고는 자신의

밥을 먹었다.

"그럼 다녀올께!"

정태는 입에 밥이 있어서 손만 들어 보여주었다.


정태는 학교에서 소위 말하는 왕따다. 일본의 이지메는 한국의 왕따

들이 당하는 이지메와는 차원이 다르다.

일본에서는 담뱃불로 지지는 등의 일은 아주 예사로 일어나기 때문에

그들의 고통은 더욱 크고 심하면 자살로 이어지는 케이스로 있다.

정태는 학교에서 단지 한국이름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왕따를

당하고 있다. 현재 학교에서 정태는 친구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정태는 이런 이지메를 당하는 상황에서도 밝은 성격을 잃지

않았다. 그것은 아무래도 사츠코의 영향이 컸을 것이다.


"야! 조센징!"

정태는 고개를 돌려서 쳐다봤다. 그의 눈에 우람한 근육을 가진 불량

한 차림을 한 소년이 들어왔다.

"어쭈! 눈빛에 힘이 들어갔는데?"

아침부터 시비를 걸어오고 있다. 정태는 고개를 저으며 자신의 자리

로 갔다. 역시나 그 녀석은 라리로 정태의 길을 막았다.

"넌 너무 건방져!"

퍽!

녀석의 발이 정태의 복부를 강타했다. 속에서 쓴물이 조금 올라왔으

나 꾹 참고 노려보았다. 다음의 반응은 뻔했다.

"이 새끼! 노려봐!?"

정태는 녀석을 필두로 3명이 더 일어나 그들에게 끌려나갔다.


"쓰읍...퉤!"

"넌 니가 이지메 당하는 것을 알면서두 왜 그리 재수없게 쳐다봐? 기

분나쁘게! 퉤!"

녀석들이 떠났다. 그러나 정태는 하늘을 보고 누워서 일어나지 않았

다. 사실, 정태는 그녀석들과 죽더라도 붙고 싶었으나 이런 하찮은 일

로 선생님에게 걸려 사츠코에게 걱정을 끼치기는 싫었다.

"휴우..."

한숨을 쉬자 허파쪽이 약간 아파온다. 잠시 이대로 누워있고 싶었다.

"어머!"

여자가 놀라는 소리. 누구 목소리인지 정태는 알 수 있었다. 멍청하

다고 말해도 좋을 만큼 순진한 우리 반 담임인 카나코였다. 그녀는 정

태가 이렇게 이지메를 당한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정태는 곤란하게 됐다는 생각을 하면서 상체를 일으켰다. 그러자 왼

쪽 허리가 아파왔다.

"아..."

작게 신음소리를 내가 얼른 카나코가 달려와서 정태의 옆에 앉았다.

그리고 정태를부축하며 급히 물었다.

"어쩌다가 이렇게 됐어!? 누가 널 때렸니?"

말할 수 없었다. 보복이 무서운 것은 둘째 치고 남자답지 못하단 생

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옥상에서 잠시 지루박을 치다가 밑으로 번지를 한 것 뿐이예요. 별

거 아니예요."

정태는 장난식으로 대답했다. 어차피 누구에게 맞았다는 것은 그녀도

알테니 말이다. 역시나, 카나코는 정태를 예쁘게 노려봤다.

"농담을 하는 것을 보니 별로 많이 다치지는 않았나 보구나."

냉담히 말하는 척하지만 그녀의 태도는 이미 정태에게 다 파악이 되

는 수준이었다.

정태가 가만히 있자 그녀가 한숨을 쉬면서 다시 말했다.

"너...이지메 당하고 있니?"

정태는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네!"

"이런 못된 녀석들 같으니라구! 어떤 녀석들이니? 이 선생님이 혼내

줄께!"

카나코는 정말 너무나 순진하다. 그녀는 아이들에게 큰소리도 못친다

단지 교무실로 끌고가서 손을 들게만드는 것이 고작이다. 그러나 그녀

는 그것으로도 모든 아이들이 모두 반성을 한다고 생각한다.

"됐어요..."

"정태군! 어서 말하지 못해!?"

정태는 카나코의 부축을 슬그머니 뿌리치고 웃으면서 말했다.

"그럼 제가 더욱 큰 보복을 당할껄요! 아마 담배불로 지지거나 하겠

지요...어때요?그래도 선생님이 책임 지실래요?"

웃으면서 말하는 태도가 마치 자기 일이 아닌듯 하다. 카나코도 너무

밝은 정태의 태도에 잠시 어안이 벙벙 했나보다.

"선생님은 그냥 모르는 척 하는 것이 제일 좋아요!"

정태는 선생님은 무시하고 얼른 건물로 들어갔다.


딩동댕!

점심시간이다. 정태는 자신이 만든 도시락을 들고 옥상으로 올라갔다

본래 옥상은불량학생들의 집합장소같은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

은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아무도 없기 때문에 자기 혼자 두려움을 느끼는 것 뿐이다.

정태는 그늘진 곳으로 돌아가 벽에 등을 기대고 앉았다. 그리고 자신

이 준비한 도시락을 펼쳤다.

그런데 잠시 정태의 동작이 굳었다. 도시락이 엉망이었다. 밥에 담배

꽁초가 쑤셔져있는 것이었다.

누구 짓인지는 뻔했다. 한숨이 나와서 머리를 벽에 기대며 한숨을 내

쉬었다. 그런데 누가 나타났다.

"여기 있었니?"

"엇! 여긴 왠일로?"

카나코는 반가운 듯이 웃으면서 나타나 자연스럽게 정태의 옆에 앉았

다.

"너 찾으려고 애들에게 엄청 수소문 했어!"

"그래요? 왜요?"

"같이 점심 먹자구!"

"점심이요?"

"그래!"

괜히 친한 척하는 카나코의 행동이 뜻하는 바를 바로 읽을 수가 있었

다. 자신이 친구가 되어주자는 생각이었겠지...

정태는 피식 웃었다. 정말 단순한 사람이다 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도시락 안 열어?"

"전 다 먹었어요."

"벌써?"

정태는 대답없이 그냥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날려고 했다. 그

러자 카나코는 얼른 정태의 도시락을 뺏어들었다. 집요했다.

"세상에..."

"돌려주세요."

"대...대체 어떤 녀석들이!"

정태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뭐...이 정도는 애교지요!"

피식 웃으며 하는 모양이 진짜 대수롭지 않은 듯이 보였다.

"그럼..."

"잠깐!"

동아서려는 정태를 카나코가 불렀다.

"네?"

"내꺼 같이 먹자!"

"네?"

어이가 없었다. 정태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왜? 같이 먹자구! 뭣하면 덜어줄께!"

"휴...선생님! 갑자기 식욕이 떨어져서 그래요."

카나코는 아무말없이 정태를 쳐다보다가 고개를 조금 숙였다. 그 모

습에 정태는 자리에 다시 앉았다.

"훗! 선생님 다 먹을 때 까지는 같이 보고있을께요!"

"그...그런..."

카나코는 귀여운 반응을 보였다. 역시 순진하다는 생각이 정태의 머

리에 들어왔다.

"어서 드세요!"

"알았어!"

카나코는 도시락을 펼치고 밥은 조금씩 먹었다. 그러고보니 도시락의

크기도 정태의 겨우 반정도다.

"진짜 밥 조심 잡수시네요."

"응?"

카나코의 되물음에 정태는 그녀의 도시락통을 가리켰다. 그러나 약간

심통난 듯한 표정을 보여줬다.

"그럼 여자가 이보다 더 어떻게 먹니?"

"후훗! 그런가?"

정태는 카나코의 식사모습을 그녀가 다 먹을 때까지 전부 보고있었다


수학여행이 다가왔다. 모두 3박4일의 여행이었다.

수학여행은 쿄토로 가게되었다. 통행수단은 기차를 이용하기로 해서

우리학교 2학년은 모두 기차역으로 집합했다.

좌석은 4명이 마주보게 되어있는 그런 자리였다.

정태는 자신의 자리에 앉았다. 아직 그의 옆과 앞자리들은 아무도 앉

지 않았었다.

잠시후 누가 옆자리에 앉았다. 같은 반 아이였다. 반장이었으므로 이

름은 확실히 알고 있었다.

"가나에...반장이네...    "

정태는 자신도 모르게 입밖으로 말이 나가자 가나에가 옆자리에 앉으

면서 무심히 말했다.

"안녕."

"아...응..."

정태는 자신도 모르게 얼굴을 붉히며 어설프게 대답했다. 가나에의

시선은 아주 짜증을 내는 그런 시선이었기 때문이었다. 괜히 입밖에

말을 꺼내서 창피하다라는 생각에 얼굴이 붉어졌던 것이다.

잠시후 앞자리에도 사람이 앉았다. 모르는 여자아이였다. 다른 한자

리는 비엇나보다. 아무도 앉지 않았다.

기차가 출발하고 조금있자 앞에 있던 여자아이가 말을 걸어왔다.

"얘! 우리 같이 가게 됐는데 통성명이라도 하자!"

꽤 당찬 아이였다. 가나에도 읽던 책에서 눈을 떼고 얼굴을 들었다.

"난 이찌노세 아카네라고 해! 그냥 아카네라고 불러줘! 너희들은?"

아카네라고 자신의 이름을 밝힌 아이는 짧은 숏커트의 발랄한 이미지

를 한 귀여운 아이였다.

"난 나카노우 가나에."

이름만 단순하게 밝힌 가나에는 등까지오는 조금 긴머리에 안경을 쓴

학구파의 예쁜 소녀였다.

정태는 쓴 웃음을 지었다.

"난 김정태라고해. 하지만 나하고 별로 가까이 지내지 않는 것이 좋아."

정태는 그말을 하고는 창밖으로 고개를 돌렸다. 별로 신경 쓰고 싶진

않았다. 아카네도 분위기에 압도당했는지 더이상 아무말도 없었다.

쿄토에 도착하고도 정태는 혼자다녔다. 카나코는 이번 수학여행에서

따라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쿄토는 그 역사만큼 볼거리가 많아서 정태는 얘기상대가 없어도 별로

심심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아..."

"가나에!"

아이들이 몰려들었다. 가나에가 쓰러졌나보다. 카나코가 가나에를 살

펴보고 일사병이라고 했다. 그리고 물었다.

"여기 간호담당이 누구야?"

정태였다. 아이들이 저희 맘대로 뽑은 것이었다. 아이들이 전부 정태

를 쳐다보자 카나코는 가나에를 정태에게 맡겼다.

별수없었다. 정태는 가나에를 등에 업고 숙소로 걸어갔다. 더웠지만

아이들을 통솔하는 선생님인 카나코가 빠질수는 없었다.

"으음..."

가나에가 조금 정신을 차리는 것같았다.

"...누구?"

가나에는 정태를 확인하자 눈쌀을 찌뿌렸다.

"내려줘!"

"일사병이야."

"내려달라고!'

"일사병 걸리면 온몸에 힘이 빠져."

"내 말안들려?"

"그럼 걷지도 못하고 쓰러지지."

"야!"

"..."

정태가 멈추자 가나에가 또박또박 끊어서 말했다.

"내.려.줘!"

한숨을 쉬며 정태는 가나에를 내려줬다. 가나에는 정신이 어찔어찔

했지만 앞으로 휘청거리며 걸어나갔다.

그러다가...

"아앗...!"

가나에는 또다시 쓰러지려고 했고 정태는 이미 예상했다는 듯이 겨드

랑이로 손을 집어넣어서 잡았다.

"이...이거 안놔?"

정태는 가만히 가나에를 건물 앞으로 끌고가서 앉히고 그 앞에 등을

보였다.

"엎혀."

"싫어!"

"걷지도 못하잖아."

"조금만 쉬면돼!"

"..."

정태는 가만히 등을 보이고 앉아있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가

나에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정태의 등에 업혔다.

정태는 가나에를 업고 숙소로 걸어갔다. 그리고 숙소로 들어가 여자

아이들 방으로가서 가나에를 가만히 눕히고 신발을 손수 벗겨주었다.

가나에는 무슨 생각인지 가만히 있었다. 정태는 궁금했다.

"왜 조용히 있지?"

가나에는 정태를 쳐다봤다.

"그냥...너도 힘들거란 생각이 들어서..."

정태는 그 말에 미소를 씨익하고 지어주었다. 가나에는 정태의 그런

미소를 보았다.

"몸 조리 잘해!"

정태는 방에서 나갔다. 가나에는 정태의 등에 시선을 주고있었다.


"같이 갈래?"

정태는 자신의 귀를 믿지 못할 뻔했다. 그의 앞에는 가나에가 있었다

"뭐...뭐?"

"자유 시간에 같이 다니자고!"

"우...우리 단 둘이?"

정태는 말까지 더듬으면서 되물었다.

"응, 싫어?"

"아...아니...알았어!"

"그럼 자유시간 시작하면 이 앞에있는 카페앞에서 기다려."

"아...으응...."

정태는 어리둥절한 상태에서 걸어갔다. 가나에는 그런 정태의 뒷모습

을 보고있었다. 그리곤 우습다는 듯이 피식 웃었다. 자신이 왜 그토록

싫어했던 정태에게 데이트 바슷한 것을 신청한지 자신도 모르겠다.

단지 정태의 처음 기차에서 얼굴이 빨갛게 변하던 것과 자신에게 미

소를 지어보이던 것이 머릿속에 깊이 남아있었다.

그런데 뒤에서 누가 말을 걸었다.

"가나에!"

"앗! 응?"

"다 봤지롱!!"

"유미코!"

가나에의 단짝 유미코였다. 아주 귀여운 얼굴인 유미코는 남자에게

인기가 많았다.그녀의 곁에는 우리반 남자애들...정태를 이지메하는

아이들이 있었다.

"정태에게 데이트 신청하네? 키키키!"

"가나에! 그 러브러브 광선이 너무 찐하던걸!"

"하하하하!"

가나에는 급히 부인했다.

"아...아니야!"

"그럼 뭐야?"

"나...난 단지...그래! 얼마나 나를 기다리는지 보려고 그러는 거야!

맞아! 그거야!"

"정말?"

"그...그래!"

"좋았어! 우리반 애들 다 모아! 오늘 정태가 얼마나 기다리는지 그거

나 구경하자고하자!"

"알았쓰! 내가 말하고 올께!"

아이들이 이리저리 달려갔다. 가나에는 안절부절 못했다. 하지만 지

금 반박할 용기는 그녀에게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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