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루전 6화 상단 호위(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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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루전 6화 상단 호위(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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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막바지에 들수록 상인대의 발걸음은 더욱 가벼워졌다. 아무래도 내일 저녁때면 일단 푹 쉴수있다는 생각이 모두의 발걸음에 힘을 불어 넣어주는 모양이었다.
아하루는 진행 중간 중간에 자주 말을 돌려 르네와 여인이 있는 마차를 자주 들러봤다. 르네가 얘기한 대로 여인은 점심 나절쯤 깨어났다.
비록 얼굴의 부기와 몸의 자잘한 상처는 다 아물지 못했지만 이미 위험한 지경은 넘겼다고 르네가 말해주었다.
아하루가 보기에도 이전의 모습이 어땠는지는 몰라도 여인의 얼굴은 온통 파랗고 빨간 멍들이 아직 아물지 않은체로 잇어서 이전의 모습을 짐작하기 힘들었다.
다만 그런 모습 속에서도 뜨렸한 이목구비나 갸름한 얼굴의 윤곽선 등으로 미루어 굉장히 예뻣었을것으로 짐작되었다.
하지만 깨어난 여인의 눈에 어려있는 것은 공포 그자체였다. 그녀는 깨어나자 마자 비영을 꽥 질러댔다. 황급히 르네가 겨우 달래고 진정시켰지만 그후로도 다른 사람이 얼씬만 대도 겁에 잔뜩 질린체 구석으로 도망치기 일쑤였고, 근처에서 남자의 말소리가 들리면 얼굴이 하얗게 질리더니 어디론가 자꾸만 달아나려고 몸부림쳐댔다.
어쩔땐 도망치려다 마차에서 떨어질뻔한 적도 잇었다. 그렇게 발작적인 증세를 보일때마다 르네가 간신히 진정시키곤 했다.
도저히 이상태로는 무리라고 판단되자 르네는 마차의 천막을 치고는 이따가 밤에 진정될 기미가 보이면 데리고 가겠다고 아하루의 허락을 구했다.
드디어 길을 하루 남긴 마지막 밤 사내들은 약간 들떠잇었다. 그간의 고생을 미리 축하할겸 그동안 보기만하고 마시지 않았던 술을 꺼내들곤 미리 축하라도 하고픈 심정이었지만 쳄벌린 단장은 그런 그들의 마음을 허락하지 않았다.
비록 이곳이 공도에서 얼마멀지 않은 곳이라 별다른 위험이 없을거라고는 예상되지만 만약의 사태라는 것이 존재하므로 마지막일수록 긴장을 늦추지 말라고 당부를 햇다.
대신 내일 도착하면 더 많은 술과 고기 그리고 여자를 제공하겠다는 말로 그들의 아쉬움을 달래주었다.
그래서 쳄벌린의 용병들은 근처의 중소 상인들의 상인들과 용병들이 술과 고기를 마시며 즐기는 것에서 애써 시선을 돌리며 내일 있을 만찬을 기대하는 것으로 자신을 달래야했다.
다른 사람들 눈에 띄지 않게 몰래 군소 상인들 무리에 끼여 같이 한잔할법도 했건만 스스로 1급용병이라 자부하던 이들이라 그런지 아니면 스스로 그런 규율을 지킬수 잇어야 1급용병이 되는건지는 몰라도 용병들은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비록 부러운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기만 할뿐 그들과 합류하는 용병은 한명도 없었다.
또한 쳄벌린 상인대의 전속 용병들도 마찬가지라 그들 스스로 내세운 엄격한 규율 덕분인지 아니면 누차 쳄벌린이 말한대로 내일 잇을 만찬에 비하면 지금 저들이 벌리는 연회쯤이야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지 아예 그들쪽으로는 시선을 돌리지도 않았다.
다만 이번에 새로이 고용된 일반 일꾼들의 경우는 그토록 엄하게 주의를 주고 또한 내일 많은 것을 약속했건만 눈앞의 유혹은 이길수 없었는지 이곳 저곳에서 몰래 자신의 상관의 눈을 벗어나 그동안 친해둬둔 용병이나 산인들 틈에서 같이 어울리곤 했다.
물론 그들은 모르고 있었으나 주위를 끊임없이 주시하고 잇는 카르얀의 눈길은 벗어날 수 없엇으며 그들은 내일있을 만찬은 물론 아마 상인대에서의 일자리도 빼앗기게 될터였다.
카르얀은 남몰래 계속 빠져 하나 둘 빠져나가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나직히 중얼거렸다.
"불쌍한 녀석들 오늘만 참으면 수습 상인으로 받아줄수도 잇었는데"
그에 비하면 아직 남아 있는 일꾼들은 거개가 몇 번이나 상인대에 함께했던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이미 여러번 그런 경험을 겪었던지 굳건히 자신의 처소에서 자리를 지키고 잇었고 비록 신참이라도 고참들의 그런 움직임에 뭔가 잇다고 느낀 눈치빠른이들이나 아니면 애초에 심지가 굳은 이들 역시 자리를 지키고 잇었다.
카르얀은 아직 잠을 자지 않고 있는 용병들과 마지막으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혹시라도 흩으러지기 쉬운 자신의 마음을 다잡고 잇었다.
밤늦게 르네가 여인을 데리고 왓다. 그새 어느정도 부기가 많이 빠졌는지 원래의 갸름하고도 청초해 보이는 얼굴이 부기사이로 드러나 잇었다. 비록 르네의 옷을 입고있었지만 걸어오는 자태에서 원래의 호리 호리한 몸매를 느낄수 있었다.
상당히 예쁜 얼굴이엇고 능히 사내의 마음을 어지럽힐만했다.
그녀는 어느정도 상황을 파악했고 또한 자신의 옆에 의지가되는 르네가 잇었던 덕분인지 낮에와 같은 발작적인 증세는 보이지 않앗다.
그녀는 아하루 앞에 와서는 다소곳하니 무릎을 꿇고 앉았다.
"나의 주인님이야"
르네가 여인에게 작은 듯 소곤거리며 말했다.
여인이 겁먹은 눈망울로 한번 아하루를 보더니 아하루의 눈과 마주치자 다시금 황급히 고개를 숙였다.
"겁먹지 말아, 난 아하루야? 이름이 뭐지?"
아하루는 일부로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안심시키려 노력했다.
"훼...리아..요"
그녀는 아주 나지막하니 입을 열어 말했다.
"몇살이지?"
아하루의 물음에 그녀가 멈칫하더니 간신히 입을 열었다.
"열..다섯이요"
훼리나의 말에 아하루와 카미야의 얼굴에는 놀라움이 가득했다. 비록 르네의 옷도 훼리나에 비해 컷고 또한 왠지 약간은 어려보인다는 느낌이 안든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해서 이토록 어릴줄은 몰랐던 것이다.
아하루가 고개를 돌려 르네를 바라보니 르네는 미리 나이를 들었던지 놀라는 표정은 아니었다. 르네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맞는 의미이리라.
무려 아하루보다도 다섯 살이나 적은 것이다. 아하루는 갑자기 분노가 솟구쳤다.
"죽일놈들 고작 열다섯살 짜리에게 이런짓을 하다니"
아하루가 화내자 훼리나는 다시 겁을 잔뜩 집어먹었다.
아하루는 훼리나가 겁을 집에질려하자 냉큼 훼리나를 안심시켰다.
"아, 훼리나라고 했지? 안심하렴 너에게 화를낸건 아니야"
아하루가 안심시키는 말을 하자 그제서야 훼리나의 안색이 좀전처럼 돌아왔으나 그렇다고 완전히 풀린 것은 아니였다.
훼리나를 찬찬히 살펴보는 아하루는 훼리나의 조숙한 몸매에 내심 놀랐다. 도저히 열다섯 먹은 아이의 몸매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단순히 겉으로 봐서는 아무리 적게 잡아도 열 일곱 여덟? 그정도로 보였다. 아니 어떤 면에서는 오히려 스믈이 넘는 르네보다 더 성숙한 면도 보였다.
아하루는 다시금 훼리나를 안심시키고는 그동안 잇었던 일들을 물어봤다. 훼리나는 주저 주저하면서 자신이 겪은 일들을 털어놓았다.
훼리나는 공도인 루운야에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아루운'이란 곳의 기사의 딸이었다.
훼리나의 부모는 그다지 넓지는 않지만 그런대로 풍족한 영지에서 비교적 어려움을 모르고 자라났다. 비록 영지는 작았지만 이것 저것 생산되는 물품도 많았고 또한 공도 루운야로가는 길목에 위치한터라 상인들의 왕래가 빈번했던 터였기 때문이었다.
그일이 있기 얼마전 훼리나의 아버지는 어디를 갔다 오더니 맹렬히 누군가를 비난했다. 이제 조금있으면 귀족의 반열에 드는 자신에게 농노와 다름없는 대접을 했다는 것이었다. 술취한 훼리나의 아버지는 허공을 향해 삿대질까지 해가며 연신 욕을 해대다 잠이 들었다는 것이다.
그일이 있은지 얼마후 갑자기 한떼의 병사들이 훼리나의 마을로 쳐들어왓다. 그들은 먼저 훼리나의 아버지와 마을 사람 모두를 잡아들이더니 마을 안 넓은 광자에 무릎꿇리우더니 왠 말을 탄사람이 그들 앞에 나타나 두루마리를 펼치더니 크게 선포했다.
그 내용은 훼리나가 있는 마을이 사교인 '베두'교를 믿는 사악한 무리들이므로 모두 잡아서 없앤다는 것이다.
평생 종교라고는 광명의신 펠리온과 아크레온만 듣고 자라던 훼리나는 베두가 무엇인지 알지 못했지만 무릎꿇린 모든 사람이 아니라고 반항하는 것을 듣고는 대단히 나쁜일이라는 것을 알았다.
나중에 베두교는 먼 이방인이 퍼트린 종요로 그 베두교의 실상은 악신인 바쿰이라는 것이다. 그들은 우리의 종교를 혼란시키기 위해 일부러 그런 종교를 퍼트렸다고 설명해 주었다.
하지만 다른 마을은 모르겠지만 훼리나의 마을에서는 정의의신의 이름에 맹세코 결코 그런적이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그들은 마을사람들의 변명에는 아랑곳 않고 무조건 잡아다 남자는 전부 즉결해서 목을 베어 잘라버리고 여자들은 아주 어린 아이들은 따로 데리고 가고 또한 아이를 낳앗던 여자들은 그 자리에서 어딘가 건물로 끌고가 부대 전체가 강간한다음 목메달아 죽였다.
그리고 남은 자신을 비롯한 처녀들은 발가벗기운 후 마차에 태워 어디론가 끌고갔다. 그곳엔 훼리나와 같은 처지의 많은 여자들을 볼수 잇었는데 대략 100여명정도가 잇었다고 한다. 매일 같이 수명씩 끌려나가 병사들의 노리개가 되어야 했고 만일 조금이라도 반항하면 그 자리에서 죽여버렸다고 했다.
그리고 일주일이나 한달에 한번씩 열다섯에서 스므명정도 끌려가곤 했는데 그들은 다시보지 못했다.
그리고 드디어 얼마전에 그녀와 그녀와 같이 간혔던 다른 여인들과 같이 숲속으로 끌려갔다. 그리곤 그곳에서 말 그대로 사냥을 당했다.
훼리나는 어제본 장교의 귀띔대로 비밀스러운 곳으로 밤새도록 달려간 덕분에 목숨을 건졌다고 했다. 물론 한번은 가다가 커다란 개에게 물려서 죽을 뻔 한적도 잇었으나 장교가 무슨 언질을 주었던지 병사들은 금방 그 개를 불러들이고는 다른 곳으로 향했다.
한참을 장교가 일러준 곳으로 가보니 그곳에 어제본 초소가 보였다. 그곳으로 다가가니 다른 병사가 겁먹은 그녀를 끌고 들어갔고 그곳에서 훼리나와 똑같은 처지의 다른 여자들을 발견할수 잇었다.
병사들은 그냥 있기가 심심했던지 그곳에 모인 여자들을 건드리면서 조금이라도 반항하려는 기색이 있으면 발로차고 때리고 했었다.
그리고 급기야는 몸까지 탐내었다. 처음으로 탐을 내던 것이 자신이었는데 자신이 반항하자 거의 죽도록 얻어맞았다.
한참을 때리다 엉망이된 훼리나의 모습을 보더니 흥미를 잃고는 다른 여자를 탐했다. 이미 엄청나게 맞은 훼리나를 본 여인들은 병사들의 요구에 순순히 따랐다.
그들이 낄낄대며 술을 꺼내서 마시고 있는데 후환이 두려운지 훼리나를 묻어버리자고 말했다. 하지만 그들이 그런 모의를 하고 실행하기 직전에 전날 본 장교가 들어왓고 훼리나는 속으로 이제 살았구나하는 생각과 더불어 기절하고 말았다고 했다.
훼리나의 이야기를 다들은 아하루는 비참한 이야기에 치를 떨었다. 어느새 르네의 눈에서는 누물이 주르르 흘러내였다.
카미야가 담담한 음성으로 아하루에게 말을 건넸다.
"그나 저나 이젠 어쩌실 작정입니까?"
"응?"
아하루는 카미야를 보다가 카미야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고 고민에 싸였다.
"그게..."
카미야가 낮은 한숨을 내셨다.
"후.. 아무런 대책도 없이 그저 데리고 오신거군요"
아하루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땐 어쩔수 없었어"
카미야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는 훼리나에게 다가갔다.
훼리나는 아름다운 얼굴의 카미야를 보더니 잠시 멍하니 바라보다 카미야가 자신에게 시선을 돌리자 움찔거리며 르네에게 모을 기댔다.
그런 훼리나를 보고는 내심 짧게 한숨을 내신 카미야가 말을 꺼냈다.
"혹시 네 친척이 어디잇는지 아니?"
그말을 들은 훼리나의 눈에서 다시금 눈물이 주르르 흘렀다.
"모르겠어요, 아버지는 한번도 친척들에 대해서 들려주지 않앗거든요?"
카미야가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친척들이 있더라고 하더래도 일단 '베두'교에 연관되어 있다면 그 친척들도 이미 화를 당했거나 혹 살아잇다고 하더라도 훼리아를 그냥 받아들이지는 못할 터였다. 아니 어쩌면 훼리나의 친척들이 베두교에 연관되어 잇어서 훼리나의 아버지가 그런일을 당했는지도 모른다.
"그럼 네가 앞으로 선택할수 있는 길은 그리 많지는 않구나. 첫째는 일단 우리는 널 돈을 주고 샀다. 하지만 아하루님의 성품으로 봐선"
카미야가 힐끗 아하루를 보더니 말을 이었다.
"지불된 돈에 대해선 그다지 아깝게 생각하지 않으실거다. 그러니 네가 루운야에 도착하면 네 스스로 살길을 찾아 떠날 수 있다."
훼리나의 눈이 불안으로 바르르 떨었다.
"그리고 두 번째로는 이곳 쳄벌린 상인에게 부탁해서 네가 좋은 주인을 얻을수 있도록 부탁할수 있다. 비록 노예의 신분이기는 하나 네게 의지만 있다면 그렇게 힘들지는 않을거다"
훼리나는 낯선사람들에게 팔려진다는 것이 두려운지 고개를 저었다.
"싫어요 그냥 저두 이 언니처럼 따라다니면 안돼나요?"
훼리나가 르네의 팔을 꼭붙잡고 카미야를 보며 말했다.
카미야가 고개를 저었다.
"르네는 아하루님의 노예일 뿐이다."
재빨리 훼리나가 말했다.
"그럼 저도 아하루님의 노예가 될께요. 저를 버리지 말아주세요"
훼리나가 울면서 애원했다.
카미야가 난처하다는 듯 아하루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난처한 것은 아하루도 마찬가지였다.
그때 르네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제생각에도 훼리나가 이대로 혼자 다닌다거나 아니면 다른곳으로 팔려간다는 것은 위험할 것 같습니다. 만일 훼리나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은 다시 훼리나를 끌고 가지 않겠어요? 그리고 정신이 불안정한 상태인데 노예로 팔렸다간 미쳐버릴지도 몰라요"
르네가 아하루 앞에 무릎꿇고 엎드렸다.
"주인님 제발 부탁입니다. 제가 돌볼테니 훼리나도 주인님의 노예로 받아들여 주세요"
카미야가 한숨을 내쉬곤 아하루를 쳐다보앗다. 아하루가 무언의 긍정을 보내는 카미야의 눈빛을 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앗어 이제부터 훼리나 너도 내 노예다. 후회하지 않은 선택이었기를 빈다."
아하루의 말에 훼리나가 르네 옆에서 르네처럼 무릎꿇고 엎드렸다.
"감사합니다. 주인님 르네 언니처럼 저도 성심성의껏 주인님을 모실께요"
아하루가 고개를 끄덕인다음 둘을 일으켰다.
그런 둘을 보고는 카미야가 차가운 어조로 르네에게 말했다.
"넌 오늘 노예답지 않은 행동을 했으니 벌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곳은 사람들의 이목이 잇어 벌을 주기 힘드니 나중에 루운야에서 벌을 받도록 한다. 알겠지?"
르네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곤 연신 입으로 감사합니다를 연호했다.
카미야는 아하루를 힐끗 보더니 말했다.
"감사는 내가 아니라 아하루님께 해라"
아하루는 어차피 훼리나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이었다는 것은 이해하지만 왠지 엊지로 떠맡은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약간은 억울했다. 어쩌면 나보다 카미야가 주인노릇에 더 익숙한게 아닌가 자문하는 아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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