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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관방 셋,방 바꾸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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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5 제휴업체 현황
여관방 셋,방 바꾸기 1

『특이한 경험』 - 여관방 셋, 방 바꾸기! ①

등장인물(남) : 나 - 주인공. 재수생.
종욱형 - 날라리 삼수생.
용수형 - 종욱형의 친구. 나이트클럽 웨이터.
영만이 - 나의 재수학원 친구.
등장인물(여) : 수희 - 나이트클럽에서 만난 여자.
지숙 - 수희의 친구. 세사람 중 가장 예뻤음.
진선 - 역시 위 들의 친구. '나'의 첫째 파트너(?)

실제로 그 형이 가르쳐준 세계는 정말 별천지 같더군. 소문으로만 듣던 그런 여자들을 나는 거의 매일 밤 마주할 수 있었지. 물 론 실제로 그 여자들과 진정한 의미, 입이나 다른 곳을 사용한 유별난 행위가 아닌, 그런 실전경험도 겪을 수 있었고. 이건 그래서, 종욱형과 가진 마지막 추억이라 해도 좋을 거야.
시기는 그 러니까... 늦봄이 다 지나, 초여름이 다가오고 있을 때 얘기이고... 이 사건 며칠 안지나, 그는 아예 학원을 관두고 말았지. 뭐 누구랑 동거를 시작했다나? 그리고 집에서도 나와 본격적으로 나이트클럽 DJ일을 시작했 다지, 아마. 어쨌든 그건 그 시절 가장 하일라이트 경험담이라고 해도 좋을 거야. 하룻밤에 세 명의 여자애들을 다 가질 수 있었던 스토리. 뭐? 그룹섹스? 아냐 그런 건 - 우리는 모두 세사람, 여자 쪽도 세사람이 었어. 그리고 각자 파트너도 처음엔 달랐고... 굳이 따지자면 '체인징 파 트너'? 하기야 일본에는 '스와핑'이라던가, 각자 자기 마누라나 애인을 돌아가며 경험하는 사람들도 있다지만. 이상하리만치 그날은 날씨가 좋았었어.
처음에는 지섭이와 나는 곧이 곧대로 공부만 하려고 했었는데, 어휴... 그러나 주말에, 바야흐로 여자들 미니스커트노 한창 짧아질 무렵이니, 생각해봐. 그런 우리가 얼마나 답답했겠는지를. 그렇게 4~5시가 되었을까? 마침 쉬는 시간 - 알지? 학원에선 자율학습도 쉬는 시간이 정해져 있던 거 - 이 되어서 우리, 영만이와 나는 멍하니 창 가에 널브러져 먼 산만 바라보고 있었지. 그리고 그때였어. 사건이 시작 되는 건.
-야, 영만아! 이렇게 누군가 멀리서 부르는 소리가 있더라구.
-여기야, 여기! 아래쪽! 바로 종욱형이었어. 그가 학원 주차장, 우리보다 서너층 아래, 그 곳에서 부르고 있는 거야. 아까까지만 해도 공부하기 싫다며 강의 끝나자마자 횡하니 사라졌던 그 형이, 무슨 일인지 다시 돌아와 우리를 부르고 있는 것 있지?
-어, 종욱형! 왠일이야?
반갑기만 한 나와, 영만이었어. 우리는 열려진 창문으로 몸을 내밀며 아 래를 내려다보았지. 그는 대답 대신 손을 흔들며 뭔가를 가리키고 있었어. 주차장 쪽을 보라 구. 우와, 그가 가리키는 게 뭔지 알아? 차였어. 하얀색 마르시아. 그 형이 차를 몰고 온 거야!
-내려와! 아니, 우린 그 말을 기다리지도 않았지. 왜냐면 학원에선 쉬는 시간 이외 에 외부출입을 엄격히 통제했으니까, 조금만 그 시간이 지나도 영만이와 나는 다시 몇시간을 꼼짝없이 그 안에 갇혀있어야 한다는 얘기였거든.
후다닥, 우리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단걸음에 가방을 챙겨들고 달려 내려갔지. 답답한 주말 오후에 시원한 드라이브! 상상해봐, 누가 그런 유혹에 안넘 어가겠어?
-이야... 이거 형 차에요?
우린 그가 몰고온 깔끔한 자가용에 경탄을 금할 수 없었어, 당연히.
-으응, 아냐. 내 여자친구 건데... 내가 몰고 왔지.
아마 그 차 임자가 나중에 이 형이 동거를 시작한 여자였을 거야. 당시 한살인가 위라던데... 뭐 그 여자도 졸부집 딸이었나봐. 무슨 부띠끈가 헤어숍에서 일하는 캐리어우먼이라는데, 그 월급 가지고 차를 몬다는 게 좀 이상했거든. 하지만 나나 영만이가 그런 걸 신경 쓸 이유가 있어? 내 여자나, 내 차도 아닌데. 그저 우리는 입이 떡 벌어져 신이 날 뿐이지. 그리고 종욱형은 역시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았어. 돌이켜보니 그 형이 면 허증이나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제법 운전솜씨가 폼이 나더라구. 한 몇년은 차를 몬 사람처럼 말야.
-너희 심심하지? 드라이브나 하자.
그는 우리를 남산 순환도로로 안내했어. 한바퀴 뺑 돌며, 실로 오랜만에 영만이와 나는 해방감을 느끼고 있었지. 팔각정인가, 거기까지 오른 우리는 벤치에 앉아 느긋하게 음료수로 목까 지 축였는데... 그러다보니, 해도 뉘엇뉘엇 지는데 불쑥 영만이 입에서 이런 이야기가 튀어나온 거야.
-어휴, 따분해 죽겠는데... 나이트 가서 놀았으면 좋겠다.
사실 그때는 나도 좀 그랬어. 아무리 기분전환의 드라이브까지 했다지만, 어쩐지 시커먼 남자 셋만 덜렁거리고 있는 게 그렇기도 했구... 목구멍까 지 칼칼한 것이, 그냥 딱 맥주 한잔 생각이 간절했단 말씀이야. 그런데 돈이 있어야지? 나이트 가서 여자들 꼬시는 것도, 따지고 보면 미 아리나 청량리 588 가는 비용이나 결국은 비슷하게 들기 마련이야. 봐, 그런 곳 술값이 오죽 비싸? 게다가 공들이려면 2차 사야지, 여관비 들지... 그러니 어차피 마찬가지라구. 하기야 우리 각자 주머니에 만원짜 리 한두장은 지갑을 채우고 있었지만, 그것 다 모아도 나이트클럽 기본 정도나 갈걸? 그 당시만해도 어리고 돈도 없었으니까~ 어쨌든 입맛을 다실 수밖에 없나 - 싶은데, 갑자기 불쑥, 종욱형이 너무 나 매력적인 제안을 던지는 거야. 돈 한푼 안들이고 술 먹는 거야 둘째치고, 심지어는 여자애들까지 공짜로 데리고 놀 수 있는 방법을 말이지. 그리고 당장에, 귀가 솔깃해지는 우리라는 건 뻔한 것이고.

『특이한 경험』 - 여관방 셋, 방 바꾸기! ②

그 형이 해주는 얘기는 이거였어.

-니들 오늘 나이트 놀러가고 싶냐?
당연히 고개를 끄덕이는 나와 영만이.
-그럼 오늘 내가 일하는 곳 갈래? 얘기했었지? 여기 이 종욱형, 나이트클럽에서 DJ로 뛰고 있다는 것 말야.
-하, 하지만 돈도 없는 걸요, 뭘...
-돈? 걱정 마. 용수 있잖아. 걔도 나 일하는 곳에 같이 있어.
-그 자식한테 술 사라고 하면 기본 정도는 내줄꺼야. 그리고... 여자애들 은 걱정 마. 니들은 모르지?
그리고 이어지는 얘기는 더더욱 우리의 부러움을 살 이야기였지.
-거기서 판 틀어주다 보면 말야, 한 9시 넘으면 스테이지 맨앞에서 춤추 는 애들 있거든... 스테이지 맨앞? 거기서 춤추는 여자애들이 뭐가?
-아, 걔들이 말야. DJ박스 앞에서 춤춘다는 거야. DJ들 얼굴만 보면서.

아하 - 그가 하는 얘기는 이런 것이었어. 나이 어린 여자애들이 스타나 무대 위에 오를 만한 사람들한테는 꺼뻑 죽는다는 거 알지? 근데 말씀야, 그게 나이트클럽에서도 적용된다는 얘기야. 믿지 못하겠으면 다음번에 그런 곳 가서 확인해봐. 이 형 말처럼 정말로 DJ들 얼굴만 쳐다보면서 몸 흔드는 기집애들이 어딜 가든 꼭 서너명은 있 으니까. 그게 뭐 대단한 직업이라구... 하지만 그런 기집애들한테는 그게 아닌가 보더라. 일종의 우상인 셈이지. 나이트클럽 DJ도 말야. 어쨌든 종욱형이 해주는 말은 정말 기가 막힌 거였어. -그렇게 얼굴만 쳐다보며 흔드는 애들이 말야, 나중에 스테이지 바뀌어서 내려오면, 가끔 불러주는 경우가 있어. 같이 술 한잔 하자고 말이지. 물 론 당연히 술값은 걔들이 내고... 이야, 정말 군침 삼킬 얘기였다. 그런게 무슨 여자댄서들한테나 돈 많은 남자들이 벌이는 짓 아닌가 싶었는데 - 여자들도 그렇구나!

-그리고 나가서 2차 가자고 하면, 대부분 얼씨구나 하고 쫓아와. 물론 여 관까지도 말이지. 그렇지. 이건 나도 아는 이야기야. 대부분 그런 곳에서 부킹이 되어 2차 를 나간다면, 쫓아오는 여자들의 대부분은 이미 그 다음 절차를 아는 경 우가 흔했어. 즉 그 기집애들도 같이 잘 마음이 있어서 그렇게 따라온다 는 얘기인 것으로, 십중팔구 실패하거나 빼는 경우가 드물기 마련이었구. 크아... 또 한번 감탄을 자아내는 종욱형의 이야기인데...
-그럼 가자. 용수 오늘 나오는 날이니까, 가서 그 자식 찾으면 돼. 그래서 우리는 다시 그가 모는 차에 오르게 된 거야. 드디어... 그날의 환상적인 무용담이 개시되는 순간이었지. 종욱형이 지섭이와 나를 데리고 간 곳은, 진짜로 그가 아르바이트하는 나 이트클럽이었어. 이태원 - 그 한쪽 구석에 위치한 지하였지. 기실 우리는 그 형이 나가는 업소를 처음 들어간 것이었어. 그 형과 그전 에는 다른 곳을 들락였었거든... 왜냐면, 그의 말에 따르면 자기가 출연 하는 곳은 '물'이 별로라는 거야. 알지? 이태원에도 수십군데의 나이트클 럽이 산재해있지만, 각기 그 급수가 다른데다가 유행처럼 어느어느 쪽이 물이 좋다라는 소문이 퍼지면 사람들도 시시철철 몰려다닌다는 것
- 어쨌든 입구에 들어서는데, 확실히 종욱형이 아는 취급을 받기는 받더라 구. 아직 초저녁인지라 한산하기도 했지만, 입구에 선 웨이터가 벌써 친한 척 을 하는 거야.
-어, 종욱씨! 오늘 타임 있어요?
-아, 아녀요. 그냥 후배들 데리고 술 한잔 마시러 온 거에요. 참, 안에 용수 있으면 좀 불러주세요. 이미 그 안에서 일하는 종업원들과 면식이 두둑한 모양이었어. 종욱형 그 는.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그 웨이터가 정말로 용수형, 그 사람을 불러 온 거야.
-어? 너 왠일이냐? 오늘은 스테이지도 없는데.
-그냥 놀러왔어. 참, 얘들 알지? 잠자코 꾸벅, 허리를 굽히는 영만이와 난데, 의외로 용수형은 굉장히 반 가운 척을 하는 거 있지? 나중에 들었는데, 그런 곳에 자기 안다고 찾아 오는 사람들 있으면 상당히 기분이 좋은 법이래. 가끔씩 귀찮은 인물들
- 빌붙어 괜한 아는 체 하려는 족속 - 이면 모르지만, 친한 친구인 종욱형 과 용수형 사이에 후배, 아니 동생들인 우리인 셈이니, 그로서는 꽤 으쓱 -어, 그래? 니들 놀러왔냐? 한 일이었던 모양이야. 어휴, 근데 그날 그 사람 보니까 그 전까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인 것 있 지. 그는 단순히 웨이터나 삐끼가 아니었더라구. 그래, '기도'라는 것 있 지? 용수형이 바로 그 '기도'였던 거야. 게다가 눈치를 보니 이미 똘마니 들도 두어명 밑에 둔 형국이었어. 어쩐지, 술집 웨이터답지 않은 덩치라더니... 게다가 아래위로 시커먼 양 복까지 쫙 빼입고 - 그러니 그에게는 우리같은 불청객이 그다지 문제가 안되었던 거야. -야, 근데 얘들이... 오늘 돈은 없고, 술은 한잔 고프다길래 데리고 왔 다. 우리 테이블 하나 줘. 적당히 놀다갈 거니까. 그리고 지배인 형한테 는 내 이름으로 페이 깎고.
-에이, 무슨 소리하는 거야? 너도 우리 식군데. 같은 식구끼리 그럴 수 있나? 알았어, 걱정 말구 들어와! 내가 기본 정도는 책임질 테니까. 어쨌든 다짜고짜 우리를 홀로 안내하는 용수형이었어. 그리고 그것도 스 테이지에서 가장 가까운 앞줄의 끝자리에 말이야.
-어디, 뭐 마실래? 양주 줘, 맥주 줘? -에이, 양주는 됐고... 맥주나 줘. 얘들 맥주 마시고 싶다니까.
-오케이, 알았어. 그 자리에서 지나가는 웨이터에게 귓속말로 뭐라 건네는 용수형인데, 아 니나 다를까, 정말로 맥주병들과 큼직한 과일안주가 그냥 곧바로 날라져 오더라구. -야... 니들이 나 찾아줄 줄은 몰랐는데. 어이, 그래 그날 재미들 봤냐?
-자, 마셔라. 오늘 토요일만 아니면 나도 술 한잔 할텐데 말이야... 니들 끼리라도 재밌게 놀아.
그저 꾸벅꾸벅, 황공한 인사를 할 수밖에 없는 지섭이와 나인데... 그는 예상했던 문제를 끄집어내고 있었어.
-어이, 종욱아! 너 아는 애들 오면 불러줘?
아는 애들? 아까 종욱형이 얘기한 '나이트 DJ를 우상으로 삼은' 여자들을 말하는 모양인데...
-아냐, 됐어. 이따가 얘기해줘. 아직 손님도 별로 없는 걸 뭘. 우와, 어쨌든 아는 여자애들까지 있다니...
속칭 '나이트 죽돌이'들에게 는 제법 인기가 있는 종욱형인 모양이더라구.
-그럼 그렇게 해. 이따가 말해라. 부킹하고 싶으면...!
-알았어. 이따가 와라.
그리고... 우리는 놀기 시작했어. 술도 마시면서 말이야. 그렇게 한 한두시간쯤 놀았을까? 우리끼리 히히덕거리며 술을 마시고, 대 충 홀안에 사람들도 와글와글해지더라구. 그때였어. 맥주 댓병이 너 날라지고 용수형이 다시 우리 테이블에 다시 나타난 건.

『특이한 경험』 - 여관방 셋, 방 바꾸기! ③

-야, 이건 또 왠 거냐? 너 너무 무리하는 거 아냐? 우리도 돈 있는데...
-응, 걱정 마. 아까 건 내 서비스로 끊은 거구... 이것만 진짜 내가 사는 거다. 그랬어. 원래 이쪽에 있는 사람들은 한달에 얼마간, 자기 몫으로 재량에 따라 공짜 술이나 안주가 나오는 모양이더라구. 그리고 그런 것은 특별한 손님에게 별도로 접대할 수 있는 거고... 용수형은 자리에 앉더니 짐짓 넥타이까지 풀어던지고 있었지.
-어휴... 열 받어.
-왜, 뭔 일 있었냐? -아냐, 아까 저쪽에서 시비가 나서 그래. 재수없는 새끼들, 손님만 아니면 콱 밟는 건데... 싸울 게 없어서 부킹한 여자랑 싸우냐? 야, 맥주 한잔 줘 - 라는 말에 우리는 그에게 그득 부은 술잔을 권했어. 아마도 어느 구석에서 발생한 사소한 사고를 처리하고 돌아온 그인 모양 이었으니까.
-캬... 시원하군. 그래, 니들은 요새 공부 잘하냐?
-어... 예.
-열심히들 해라. 너무 놀지 말고...!
그는 영만이와 나를 향해 어울리지 않는 훈계까지 건네더군. 기껏 재수 생, 학원생일 뿐인 우린데 말야, 그 형이 보기에는 우리가 뭐 대단한 공 부를 하는 것으로 보이나봐. 그런데 그렇게 그가 맥주 한두잔을 막 들이키는데, 그때 난데없이 웨이터 하나가 다가오더니 그의 귀를 빌리고는 뭐라 귀엣말을 건네는 것이었어. 꽤 심각한 표정으로.
-그래? 아까 그 기집애들이? 그리고 순간적으로 용수형의 눈썹이 꿈틀거리더니, 벌떡 일어나 그 웨이 터를 쫓아 어디론가 가버리더라구. 뭐지? 궁금한 우리였지만, 물어볼 수는 없는 일이고, 대충 보아하니 또 어디선가 사고가 생긴 모양이야. 그래서 그냥 지섭이와 나는 디스코 타임 이 되어 둘이서 흔들기 위해 스테이지로 나갔지. 그렇게 한 일이십분? 다시 블루스 타임이 되어 할일 없는 우리가 테이블 로 돌아왔는데, 그 때 나가지 않고 혼자 앉아있던 종욱형과 용수형이 뭔 가 심각한 대화를 나누고 있는 거였어.
-그럼 부탁한다. 용수형은 종욱형의 어깨를 툭툭 치며 뭔가를 당부하더니 도로 사라지데.
-얘들아, 이리 와봐. 그가 우리를 손짓해 부르더군. 그래서 허리를 기울이며 그 형의 얘기에 귀를 모았는데... 아주 재미난 상황을 얘기하는 거야. 종욱형이.
-말이지, 지금 용수가 그러는데 말야... 저쪽 테이블에 기집애들 셋이 있 다거든... 햐하, 부킹이라도 시켜주는 건가? 하지만 그가 말하는 것은 전혀 엉뚱한 얘기더라구.
-근데 말이야. 걔들이 아까부터 계속 맛이 가도록 술을 펐다는데? 그래 서, 지금 용수가 부탁하는 말이... 우리가 좀 데리고 나가서 처리해줄 수 없냐는 걸? 그의 말인즉슨 이런 얘기였어. 아까 용수형이 처리했다는 싸움, 그것은 다름아니라 웨이터가 부킹한 여자애들인데,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주 코 가 삐뚤어지게 술이 취한 기집애들이라나? 그래서 아까 부킹 건 남자애들 하고도 막 시비가 걸린 참이었었구. 걔들이 먼저 시비를 걸고 그랬나봐. 그러니 기도들 입장에서 걔들을 쫓아 내고 싶은데, 여자애들인데다가, 아주 널브러진 상태인 모양... 게다가 토요일 피크타임 시간대라, 무턱대고 함부로 끌고나갈 수도 없는, 그런 입장이었나봐. 해서 우리에게 부탁이 들어온 것이었어. 그녀들의 처리를 말이지.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
- 아무리 그래도 누구 알지도 못하는 남자 손님들 에게 맡길 수는 없는 거잖아? 그래서 때마침 우리를 떠올린 용수형이 종욱형에게 얘기를 한 모양이야. 조용히 데리고 나가서 어떻게 좀 하라구.
-어쩔래? 걔들 데리고 나갈까?
우리 의사를 묻는 종욱형인데, 영만이와 내가 어쩌겠냐. 지금껏 공짜 술 까지 잔뜩 얻어먹었는데. 그냥 잠자코 고개를 끄덕거릴 수 밖에 없지. 물론 우리는 굉장히 귀찮은 일을 떠맡게 된 거라고만 생각하고 있었어. 그때야 두어시간 후에 벌어질 희대의 사건을 상상도 못했으니까. 어쨌든 용수형이 우리를 데리고 간 곳은, 위층 홀의 조그만 룸이었어. 알 지? 노래방 기계도 있고... 뭐 그런 곳 말야. 이야, 돈 많은 기집애들인가 보다
- 우리가 든 생각은 그때 그거였어. 룸 에다가, 얼핏 보니까 양주도 두어병이 비어있는 거야, 글쎄.
-야, 쟤들 데리고 나가서 맘대로 해. 가서 따먹든 지갑을 털든. 우리가 룸에 들어가기 전에 슬쩍 건넨 용수형의 귀뜸이었지.
-뭐야, 오빠. 우리 부킹 안한다니까...!
-에이, 다들 너무 취했는데 뭘 그래? 괜찮아, 얘들은. 내 친구들이니까, 얘들이 데려다 줄 거야. 부킹 아니니까, 그냥 오빠가 믿고 소개시켜주는 거라구.
어쨌건 반 억지로 우리를 끌어다 앉히는 앉혔는데... 그 안의 세명 모두가 취한 것은 아닌 모양이야. 두사람은 이미 맛이 완전 히 갔는데, 수희 - 나중에 안 이름 - 라는 기집애는 비교적 알딸딸하게 얼굴만 붉은 정도였고, 그녀의 어깨에 기대어 잠들어있는 여자애가 하나, 그리고 맞은 편 자리에 완전히 뻗어 드러눕다시피한 년까지, 그렇게 둘은 거의 인사불성이 되어 있었지. 눈을 찡긋하며, 용수형은 우리를 내버려두고 나갔고, 엉거주춤, 우리는 그들 곁에 끼어앉았어.
-술들이 과하신 모양이죠?
-몰라요, 몇병 안마셨는데... 야, 진선아! 일어나!
능숙한 말솜씨의 종욱형이 건네는 말에, 퉁명스러운 대답을 하는 그 기집 애는 맞은 편의 뻗어버린 자기 친구를 툭툭 걷어차고 있더라구.
-일어나라니까, 기집애야!
-흠... 이분이 진선씨고... 그쪽은 어떻게 돼요, 이름이?
얼떨떨한 우리를 젖혀놓고, 그 형은 자연스럽게 대화를 끌어나가더군.
-나요? 난 수희에요. 얜 지숙이고. 야, 지숙아! 너도 잠 깨!
지숙이... 수희라는 이 여자애의 어깨에 기댄 기집앤데... 얼핏 보기엔 제일 얼굴이 낫더군. 물론 셋 모두 이쁘장한 타입이었어. 어울리게 그럴싸한 화장도 짙었고 말 야. 그렇게 옷차림도 제각각이더라구. 수희란 애는 긴 머리에 청자켓을 걸친 롱스커트를 입었는데... 약간 귀여운 스타일이었지 아마. 지숙이는 셋 중에 제일 예쁘게 생겼는데, 얼핏 보기에 청바지를 입고 단 발머리였고... 진선인가 하는 여자애는 파마머리에, 얼굴은 그닥 예쁜 편 이 아닌데, 몸매는 으와, 쪽 빠진 늘씬형인 거야. 어떻게 아냐구? 걔만 미니스커트였거든.
-아후... 여, 여기 어디야?
지숙이란 여자애는 깨어나도 정신을 못차리데. 아예 자기가 있는 곳도 분 간이 안되는 모양이었어. 그리고 진선이란 애는 아예 다리까지 뻗고 자는 거야. 으화화... 그것도 미니스커트만 입고서 말이지!
-다들 안되겠네. 일단 나갑시다. 우리가 부축해줄께요.
대답을 기다릴 새도 없이, 일어나며 지숙이란 기집애를 안아올리는 종욱 형이었어.
-어쩌지... 저 분은 업혀야 될 것 같네. 야, 지섭아!
-예, 제, 제가요?
종욱형은 고갯짓으로 녀석에게 진선이란 기집애를 업으라 신호하더라구. 영차, 투덜거리는 녀석의 등에 내가 진선이란 여자애의 겨드랑이를 끼워 올려주었지. 허 참, 그 지선이란 애... 보기보다 가슴이 빵빵 그 자체였 어. 안는 척 하면서, 은근히 쥐어보는데도, 전혀 눈치 못챌 정도로 널브 러졌더구만. 어쨌든 낑낑대며 그 여자는 영만이가 업었는데, 나는 뭘하나?
-됐어요. 나는 안붙잡아도 돼요...!
마지막 남은 게 수희였지만, 그녀는 단번에 쌀쌀맞게 대꾸하는데... 아니 나 달라? 자기도 똑같이 일어서는데 비틀, 그러는 거야. 그래서 결국 내 탈뚝에 매달릴 도리 밖에 없었지. 그래서 우리 세쌍은 그렇게 나이트클럽을 나왔어. 지숙이는 종욱형이 얼 싸 안고, 진선이는 영만이가 업고, 수희는 나랑 팔짱을 낀 채 붙들려서 말이야. 그리고, 난 그 순간 쌍코피 나오는 줄 알았지. 왜냐고? 흐흐... 미니스커 트 입은 기집애를 업고가는 사람 바로 뒤에서 계단을 따라 올라가봐. 자 기 코 앞에 뭐가 보이는지, 올려다 보라구. 그럼 알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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