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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dtime stories -여선배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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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소라

bedtime stories -여선배1편-



서클행사가 자주 있는 우리 동아리는 선후배들 사이가 좋아서인지 졸업한 선배들도 자주 옵니다. 참고로 우리 서클은 그림 그리는 서클이라는 것만.....^^ 너무 자세히 썼다가는...ㅠ.ㅠ


토요일 오후에 전시회가 끝나고 쫑파티를 여는데 졸업 선배님들이 여러명 찾아왔습니다. 군대 갔다 오고 처음 맞이한 전시회라 즐거운 마음으로 있는데.....갑자기 뒤통수에 가벼운 통증이.


“퍽~”

“악....누구야!!!....가 아니고...앗..누나”

“임마 제대했으면 누나에게 신고해야지. 내가 얼마나 귀여워해줬는데.”


풋풋한 1~2학년 때 절 많이 귀여워해주던 누나였습니다. 이름은 미현(가명)으로 조금 선머슴애같이 굴지만 얼굴이 꽤 귀엽고 단발머리에 약간 마른듯한 시원스러운 몸매가 보기 좋은 누나입니다. 편입해서 들어온 누나로 저보다 4살이나 많지만 옆에 갔다놓으면 거의 동년배로 볼 정도로 동안이기도하고......


“에이...전화할려고 그랬지. 근데 번호가 없어서......(더듬더듬)”

“치, 너 제대했다는 소리 듣고 왔는데 실망인걸.”

“정말~ 우....근대 작품 봤어요?”

“아니..이제 보려고. 네가 구경시켜줘.”

“고롬”


전시장에 걸려있는 작품을 구경시켜주면서 이런저런 수다 떨다가...


“야....이게 네 작품이야. 군대 갔다왔더니 그림도 칙칙해졌군”

“뭐라고..치 관둬. 누나 줄려고 그랬는데 말어라~”

“앗. 정말...아니야 아니야..멋져멋져.”

“됬어요. 흥”

“에이...나줘. 안방에 걸어놓을께....응?”

“안방? 안방에는 왜? 누나 방에도 안 걸꺼면 말어.

“앗. 너 나 결혼한 것 모르는구나.”

“허걱. 정말.....말도 안돼. 누나 시집안 간다 그랬잖아.”

“그렇게 됬다.”

“얼마 됬어?”

“음....5달됬나. 너 군대 있을때라서 몰랐구나.”

“치 임자 있는 여자에게 내개 왜 선물줘요.”

“에이.....임자 있어도 여자는 여자잖아~ 나줘”


사실 그림은 그냥 한번 해본 소리인데 미현 누난 정말로 작품이 마음에 드는지 끝까지 쫄라서 결국 내게 내 수작을 빼앗아갔다.


“대신 술한잔 거하게 쏴...아니지 영화한편에 저녁식사에 술한잔 풀코스로 쏴”

“얼...이것 봐라. 이젠 유부녀도 찝쩍거리네?”

“앗..그럼 누난 스스로 아줌마라는 것 인정? 그래그래..내가 아줌마랑 놀수 없지”

“뭐라고. 좋아좋아....연하 애인하나쯤 두지. 음 그래 너 내 정부해러.”

“잉? 이 아줌마 봐라 못하는 소리가 없어....어째든 풀코스로 쏴...알았지?”

“그래 그래 연락해”


작품 다 보고 쫑파티 시작되자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느라고 누나랑 그렇게 많이 이야기는 못했지만 제 시선은 항상 누나를 찾고 있더라고요. 사실 1~2학년때 절 귀여워 해주던 누나에 흑심이 전혀 없었던 것도 아니고 누나도 알기로는 상당히 프리한 스타일이라 결혼해도 가끔 놀면 재미있게다 싶었는데 ....


“야~ 태일이아~ 나간다.”

“엉...갈려고. 벌써? 오호라..신랑이 기다리지....ㅋㅋㅋㅋ”

“그래 신랑이 기다린다 왜?”

“뭐 할수 없지 결혼 까지 했는데 내가 양보해야지....후우...ㅋㅋ ㅋㅋ. 조용히 둘이서 어디 한잔 할려고 그랬는데.....”

“주말만 아니면 상관없지만.....뭐...다음 기회에..너 내 번호 알아?”

“응~ 아까 명함 줬잖아.”

“전화해라. 글구 그림 가져와.”

“그림을 원하는 거야 날 보고 싶은거야?”

“음...당연히 그림이지.....후후후...농담 이구 둘다 갖고 싶지”

“누나 신랑에게 꼬바른다....차 끊기겠다..빨 리가”

“우~ 누나 챙겨줄주도 알구.....ㅋㅋㅋ 정말 정부로 둬야겠다....”


그러고 누난 사라졌죠. 흠 전에 워낙 친하게 지내는 사이라 이런 농담은 그렇게 신기할 것 없이 흘러 들어야했는데 왠지 조금 기대가 생기더라고요. 그렇지만 임자 있는 몸. 그냥 얌전히 지내야겠다 싶었어요. 결국 그날 4차까지 가서 뻗어서 겨우 새벽에 집에 들어가고


몇일후 어느 화요일 누나에게 전화했죠........


“누나. 나 태일이~”

“아~ 야. 너 왜 이렇게 늦게 전화해.”

“헉. 근게 어디 있어. 누나가 먼저 전화해도 되지. 아직도 공주인줄 아나봐...아!줌!마!”

“뭐라고? 아직도 나이트 가면 부킹 때문에 가만히 못 있어!”

“그건 나이트가 어둡고 조명빨이 살아서 그렇지.”

“뭐시라~ 아직도 회사에서 처녀인줄 알고 말 걸어오는 놈들 많아.”

“그래그래 좋겠수. 어째든 술사줘. 그림 가지고 나갈게.”

“알았어........ 오늘 나올래?”

“뭐? 영화하고 밥은?”

“야..술만 마셔. 대신 내가 양주 쏜다.”

“정말?”


그리고 압구정동 제가 가끔 가는 조그마한 바에 약속을 잡고 누나 나이를 생각해서 세미정장 풍으로 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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