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치 못한 결승 대진이 성사됐다. 각 조 2위로 올라온 팀들이 전승으로 A,B조 1위를 차지한 팀들을 꺾고 결승에 올라왔기 때문. 삼성화재는 B조 2위로 4강에 올라와 준결승에서 대한항공을 3-1로 꺾었다. 이번 대회 내내 노재욱 세터와 공격수들 간의 호흡이 좋은데, 준결승도 그랬다. 단순히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경기력만 놓고 보면 삼성화재가 가장 좋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험난한 스케줄이다. 금요일 밤 9시가 넘어서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끝냈고, 토요일에 준결승을 치른 후 일요일 낮에 결승전을 치러야 한다. 팀을 여기까지 이끈 김정호-박성진-신장호 삼각편대의 체력이 걱정이다. 세트가 길게 이어지면 후반에는 점프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다.

OK금융그룹은 준결승에서 파나소닉을 3-2로 이겼다. 패색이 짙었던 4세트를 막판 뒤집기로 잡아낸 후 5세트는 압도적으로 이겼다. 조별리그 당시 대한항공(2-3 패)과도 좋은 승부를 벌였고, 접전 끝에 파나소닉까지 잡았다. 저 두 팀과의 상대전적을 비교해봐도 삼성화재에 전혀 밀리지 않는다. 조별리그 때는 차지환이 팀 공격을 이끌었고, 4강전은 신호진이 31득점을 기록하는 어마어마한 활약을 펼쳤다. 팀 블로킹도 OK가 전체 1위다. 일정 면에선 상대보다 유리하나, 하루 뛰고 하루 쉬는 징검다리 일정에서 3경기 연속 풀세트 경기를 펼쳤다는 점에서 체력적으로 여유가 없는 건 마찬가지다.

이번 대회의 삼성화재는 다르다. 팀 공격 성공률 52.31%로 전체 팀들 중 독보적인 1위에 올라 있고, 약점이던 리시브도 매우 좋아졌다. 심지어 서브 득점도 파나소닉 다음으로 많다. 마지막 단판 승부만 남아 있는 이상, 일정이나 체력 문제는 핑계에 불과하다. 확실한 삼각편대를 보유한 삼성화재가 우승을 차지할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도 5세트까지 갈 확률이 꽤 높아 보인다. 가장 좋은 선택은 언더/오버 게임의 ‘오버’ 베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