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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루전 -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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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6화 상단 호위(5)
쳄벌린 되돌아가는 도중 아하루에게 물었다.
"아니 어쩌실려고 저렇게 병든 것을 골랐습니까?"
아하루가 그말에 겸연쩍은지 그냥 씩 웃기만 했다. 차마 노예상인 앞에서 불쌍해서 그랬다는 말은 입박으로 내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쳄벌린은 젊은 아하루의 마음을 어느정도 아는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동정도 좋지만 때로는 그것이 더욱 괴로울때도 있는 법이지요. 차라리 아까 죽었다면 괴로운 행군을 안해도 될테지만 지금은 저럼 몸으론 단하루도 버티지 못할겝니다. 오히려 아까 죽었을 때보다 더 심한 고통을 당하게 될겝니다."
그말에 아하루가 자신이 생각한 바를 말했다.
"다행히도 저의 동료중에 치료술사가 있습니다. 그에게 한번 맡겨볼려구요"
그제서야 쳄벌린의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렇군요 그래도 저런 상처면 고치기가 힘들텐데... 이렇게 하지요 오늘 별로 재미를 못보셧을테니 나중에 제가 따로 하나를 아하루님께 드리도록 하겟습니다."
아하루가 고개를 저엇다.
"아니요 그렇게까지 하실필요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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쳄벌린이 그런 아하루를 보고는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대신 나중에 저를 박대하지만 말아 주십시오"
아하루는 더 이상의 사양은 실례라고 생각되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은 감사히 따르도록 하겟습니다."
쳄벌린은 예의 그 사람좋은 웃음을 터뜨리며 웃었다.
"하하 기대하십시오 제가 아주 괜찮은 놈으로 하나 양도해 드리죠"
마차가 상인들이 모인곳에 도착하자 카미야가 얼른 여자들 틈에서 시체처럼 누워잇는 여인을 끌어내 품에 안았다. 그리곤 묵묵히 아하루의 뒤를 따랏다.
그들이 가는 것을 지켜보던 카르얀이 궁굼하다는 듯 쳄벌린에게 물엇다.
"단주님 어찌하여 저런 녀석에게 그렇게 큰 호의를 베푸십니까?"
쳄벌린이 흐릿하게 웃으며 카르얀을 쳐다보앗다.
"쯧쯧 알잖나 내가 미리부터 밑밥을 풀기 좋아한다는 것을. 미리부터 씨앗을 뿌려놓으면 나중엔 몇배로 거둬들이기 마련이지"
'하지만 아까 저도 얼핏 들으니 별볼일 없는 가문같던데요? 귀족가문 자제가 용병짓을 하는것도 그렇고"
쳄벌린이 혀를차며 고개를 저었다.
"쯧쯧, 자네는, 아직 멀었네 귀족가문임에도 저런 용병생활을 한다함은 집안이 아주 가난하거나 특별하거나 둘중 하나지 허나, 옆에 따라다니던 시종을 보앗나? 저런 기품잇는 시종을 옆에 두고 다닐정도면 그럭저럭한 허접같은 사문은 아니라는 소리지 그렇다면 제법 명망잇는 가문에서 저렇게 용병생활을 할땐 뭔가 크게 될 놈이란거야. 설혹 내 에상이 틀리다고 하더라도 이놈 저놈 뿌려둔 놈들 열명중에 나중에 하나만 건져도 밑지는 장사는 아니지"
그제서야 카르얀이 알겟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자 밤이 깊었네 얼른 저것들을 한데 치우게, 여정이 얼마남지 않았다고 긴장을 누추지는 말게나"
"알겠습니다."
카르얀은 깊이 고개를 숙이고는 여자들이 탄 마차를 몰아 노예들이 있는곳으로 몰고갔다.

르네는 한참동안 아하루와 카미야를 기다리다가 아무런 소식도 없자 내심 불안해하고 잇었다. 그러다 갑자기 나타나서는 죽어가는 여인을 데리고 오자 기겁을 했다.
카미야는 품에 안은 여인을 르네 앞에 두고는 조용히 물러났다.
"치료할수 잇겠나?"
르네는 여인을 자세히 살펴보앗다. 어디서 어떤꼴을 당했는지 여인의 상태는 말이 아니였다.
발가벗기워져 땅에 눕혀진 여인의 몸은 어느한곳도 성한곳이 없이 전부 상처로 가득메꿔져있었다. 또한 그 상처들도 채찍이나 긁힌 상처는 비교적 경증이 약한것이고 맹수에 물렷는지 허먹지 뒤쪽으로는 심하게 패여잇었고 그곳에서는 벌써 살들이 썩어들어가고 잇었다.
얼굴은 원래의 형상을 몰라보게 퉁퉁 부어잇었고 퍼렇고 뻘건 부기가 얼굴을 가득 차지하고 잇었다. 머리카락도 한쪽은 심하게 빠져 잇었다. 누군가 억지로 잡아 뜯었는지 그곳에는 피가 굳어생긴 딱지가 앉았다.
원래는 보드랍고 탐스럼직한 유방은 채찍으로 심하게 난자당해서인지 원래의 살색이 하나도 보이지 않고 살갗이 벗겨져 하얗고 파란 힘줄들이 그대로 드러나 잇었다.
또한 여인의 하복부에서는 조금만 건드려도 갈라진 틈 사이로 피가 몽글몽글 쏟아져나왔다.
귀에서는 어떻게 다쳤는지 고름으로 가득했다.
르네가 조심스럽게 코에 손을 갖다댔다.
아주 미약한 숨결이 느껴졌다.
카미야가 상태를 살피는 르네를 쳐다보곤 고개를 저엇다.
"후~ 아직까지 살아잇는게 용하군"
르네가 카미야의 말에 동의했다.
"정말 그렇네요. 목숨이 위태로운 치명상이 적어도 세군데에요, 여기 목을 꿰뚫은 화살자국하고 허벅지 뒤쪽에 물린곳, 이곳은 벌써 상당부분 썩어들어가고 잇어요, 그리고 머리에 부풀은 정도로 봐선 누군가 머리를 심하게 때렸던가 아니면 어디에 심하게 부딪친 것 같아요 그래서 머리안쪽에 피가 고인 것 같아요"
곁에서 조용히 상황을 지켜보던 아하루가 신음을 흘렸다.
"음... 치료할수잇겠어?"
르네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힘들지만 한번 해보께요"
르네는 살며시 눈을 감고는 여인의 몸에 손을 가져가 댔다.얼마후 르네의 손에서 빛이나기시작하더니 그 빛이 점점 여인의 몸으로 퍼져가는 것이었다.
아하루는 신기한 것을 보는 듯 놀라는 얼굴로 그런 르네의 모습을 바라보다 카미야가 모포로 얼른 르네의 주위를 감싸자 같이 따라서 모포를 주워들고는 르네의 주위를 감쌋다. 카미야와 아하루가 모포로 반쪽씩 맡아서 르네를 감싸자 르네의 몸은 모포로 둘러싸여 박에서는 보이지 않았다.
다른 용병들이 그런 아하루와 카미야를 힐끗 바라보다 관심을 끄고는 자리에 누웟다. 워낙 강행군인지라 용병들도 다들 지쳐가고 잇었던 탓인지 별로 큰관심을 기울이지는 않앗다.
얼마간의 시간이 흘렀을까? 르네의 손에서 나오는 빛이 줄어들기 시작하더니 르네가 여인의 몸에서 손을 떼엇다. 르네의 전신이 땀으로 목욕한 듯 흠뻑 젖어잇었다.
"휴~"
르네가 힘들엇는지 한손으로 이마에 흐르는 땀을 훔치고 깊은 숨을 내셨다.
"그래 어때?"
신기한 광경을 본 아하루가 급히 르네에게 물었다. 르네가 잘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대답했다.
"잘모르겠어요. 저도 실제로 처음 고쳐본거라 좀더 상태를 지켜봐야할 것 같아요. 주인님 피곤하실텐데 먼저 주무세요"
르네의 말에 아하루가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아냐 르네가 고생하고 있는데 나 혼자만 잠을 잘순 없지?"
르네가 담백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어차피 전 내일 이 분과 같이 마차에서 지내게 될테니 그 사이에 잠시 눈을 붙이면 되요. 하지만 주인님은 말을 타셔야하니 중간에 차칫 잘못해서 말에서 떨어지는 불상사가 염려됩니다. 그만 저에게 맡기시고 주무세요"
아하루가 르네의 말을 듣고는 다시한번 여인을 쳐다보았다.
여인의 몸은 르네의 손바닥에서 나오는 빛이 사라져서인지 달빛에 검푸른 나신의 모습만이 비춰질뿐 상세를 제대로 알수는 없었다.
도리가 없음을 깨닳은 아하루는 르네를 쳐다보았다.
"알았어, 그럼 여기는 르네에게 맡길테니 그럼 존더 수고해줘"
르네가 미소로 답했다.
"최선을 다해보께요"
아하루는 르네의 배웅을 받으며 미리 카미야가 준비해놓은 잠자리로 몸을 뉘였다. 그리곤 피곤했던지 저도 모르게 골아떨어지고 말았다.
르네는 어느새 잠을자는 아하루를 보고는 살며시 미소를 짓고는 영;s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여인의 몸에 닿은 르네의 손에서는 다시금 빛이 어리기 시작했다. 깜깜한 밤중이어서인지 그 빛은 더욱 밝게 비춰지는 듯 했지만 주위의 사람들은 모두 힘든 여정으로 골아떨어져서인지 르네의 손에서 나오는 빛을 바라보는 사람은 없었다.

다음날 아침 예의 그 부산스러움에 눈을 뜬 아하루는 정신을 차리자마자 르네를 찾았다. 르네는 아하루를 초췌한 얼굴로 맞았다. 그러나 그와중에서도 아하루를 향해 환한 미소를 짓는 것은 잊지 않앗다.
아하루가 보니 밤새워 여인을 간호한 것 같았다.
"좀 어때?"
아하루가 묻자 르네가 고개를 끄덕였다.
"한결 나은 것 같아요. 아마 점심무렵쯤엔 깨어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아하루가 고개를 끄덕이며 누워잇던 여인을 바라보았다. 르네가 옷을 입혔는지 르네의 예비 옷이 간단하게나마 입혀져 잇었다.
아하루는 뒤에 있는 카미야에게 말했다.
"르네와 저 여인을 같이 수용할수 있는 마차가 있을까?"
카미야는 잠시 궁리한다음 말했다.
"음 어제 쳄벌린 단주가 아하루님께 어느정도 호의를 두고 잇는 것 같으니 아하루님이 가서 부탁해보죠 어쩌면 마차안의 짐을 조금 치워 둘정도는 잇을수 잇게해 줄겁니다."
아하루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그럼 금방돌아올게"
아하루가 이들을 떠나 쳄벌린에게 찾아갔다. 쳄벌린은 아침부터 아하루가 찾아오자 두손을 들어 과장되이 반겼다.
"이게 어쩐일이십니까? 아침부터 절 찾으신다고요?"
"예, 단주님 무리한 부탁인데 혹 두명이 누울수 있는 자리좀 마련해 주시겠습니까?"
아하루의 말에 쳄벌린의 얼굴에서 아차하는 표정이 나타낫다.
"참, 그렇군요 제가 제생각만 했군요. 병든 노예가 잇었죠,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쳄벌린은 어디론가 나가더니 금새 돌아왔다.
"저쪽 13호 마차를 잠시 비워두도록 지시했습니다. 짐들이 많아 불편하시기는 하겠지만 그냥 맨바닥 보다는 나으실겁니다."
아하루가 쳄벌린에게 꾸벅 인사했다.
"배려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배려는 무슨"
쳄벌린은 가볍게 웃으며 생각났다는 듯이 말했다.
"참, 어제 제가 말씀드린 다른 노예는..."
아하루가 쳄벌린의 말을 중간에 황급히 끊었다.
"아, 그런일이라면 단주님이 저보다 더 자세히 아실테니 그냥 단주님께 일임하도록 하겠습니다."
쳄벌린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그럼이만"
아하루는 다시한번 정중히 인사를 꾸적하고 쳄벌린의 막사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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