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야설

과일가족 - 사과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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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일요일 아침이다. 엄마는 아침 일찍부터 소희네어머니와 만나 놀러갈 준비를 하느
라 분주히 움직이는 모양이다. 날씨도 이렇게 화창하고 산이든 들이든 어느곳이나 아름답게
물들어있을 시기라서인지 양쪽집 가족들 모두가 밝은 표정으로 몹시 들떠있는 듯하다 고
달픈 재수생활...오늘같은 날이면 이토록 달콤한 즐거움에서 항상 제외되는 사람이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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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다름아닌 재수생인 나와 은희이다. 오전 10시쯤 되었을까... 우리집은 나만 남겨놓
고, 소희네집에는 은희만 남겨진 채 모두들 모여서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텅빈집에 홀로
남게 된 나는 외롭기 그지없었다. 특히 은희는 마치 수분을 많이 잃은 사과처럼 볼품없는
것이 안쓰럽기까지 했다. 책을 펴놓고 공부한답시고 몇자 글적이다가도 눈앞을 스치는 입시
에 대한 중압감이 밀려들자 가슴 한구석에서부터 끓어오르는 막연한 설움이 나를 괴롭혔다.
아마도 은희 역시 나와 마찬가지였으리라... TV를 켜놓고서 멍하니 시간을 떼우고 있다가
문득 은희가 보고싶은 마음에 2층으로 내려갔다.
'딩동~'
"누구세요..?"
반가운 은희의 맑은 목소리가 들렸다.
"나야, 승권이..."
"응.. 너구나..."
웃음띤 얼굴이었지만 어딘지 어두운 구석이 역력한 표정으로 나를 맞아주었다. 이윽고 나란
히 소파에 앉아 아무런 말없이 TV를 보며 시간을 떼우고 있기를 두시간정도... 도무지 TV는
눈에 들어오지 않는 것이 자꾸 하품만 나와서 잠깐 눈이나 붙여볼 양으로 소파에 비스듬히
기대앉으려는데 옆에 앉아있던 은희가 나를 보더니
"얘.. 뭐니? 너.."
"으응?"
조금은 눈을 치켜뜨고 나를 째려보면서
"겨우 잠이나 잘려구 온거니?"
".....아니, 그.. 그게..."
몹시도 서운한 듯 언짢은 얼굴로 한숨만 푹푹 쉬던 은희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고
"몸도 개운치 않은데 목욕이나 해야겠다."
살짝 기지개를 펴면서 은희는 입고 있던 스웨터를 훌러덩 벗어던지는 것이었다. 소꿉 친구
때부터 보아온 은희인지라 그다지 신경쓰지 않고 여전히 소파에 파묻혀있던 나는 이어지는
은희의 행동이 조금씩 의아하게 느껴지고 있었다. 스웨터를 벗는 은희가 이번엔 입고있던
치마를 벗는 것이었다. 예전같으면 욕실에 들어가서 옷을 벗었을 은희였지만 오늘 따라 행
동하는 거이 사뭇 달랐다. 설마 하면서도 내심 긴장하며 물끄러미 은희를 보고 있노라니 은
희역시 내 시선을 의식했는지 잠시 멈칫하다가는 계속해서 옷을 벗어나갔다. 젖가슴이 그대
로 노출되었고, 팬티마저 주저없이 벗어 내리는 바람에 순식간에 은희는 알몸으로 내앞에
서게 되었다.
"어때.. 같이할래?"
'에구.. 뭔소리...'
당돌하지만 자연스럽게 나오는 은희에게
"아.. 아니..." (-_- 엄청 후회중)
설마설마 하면서도 일이 이렇게까지 되자 그동안 숨죽여 바라만보던 내시선은 차마 은희를
바로 보지 못하고 여간 쑥스러워하고 있는데
"참... 목욕하기 전에 점심부터 먹어야겠는걸..."
거뭇한 음모와 풍만한 젖가슴을 드러낸 채로 점심 차리겠다며 부엌과 거실을 오가는 은희를
보고 있노라니 차츰 빨라지는 심장맥박과 함께 마치 말로만 듣던 나체촌에 와있는 듯한 기
분이었다.
"어서와 밥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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